지난 4월 12일 농협은 전산장애로 인해 금융업무전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농협사태는 내부 전산망과 외부를 잇는 중계서버(IBM서버)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그 이유는 전산망서버 해킹 때문이라 밝혔다. 이런 전산시스템 해킹은 비단 국내뿐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09년 12월 러시아 해커가 미국 씨티그룹에서 수천만 달러의 돈을 빼낸 것으로 알려져 미국 은행들이 보안경계에 돌입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갱단인 러시아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해커들이 씨티그룹 전산망 공격을 통해 불법적으로 수천 억 달러를 빼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각 국가는 전산시스템 해킹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월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금융기관과 전력망 등 핵심 시설을 보호하는 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사이버 안보 입법 제안’을 발표했으며, 미 국토안보부에서는 해킹 시도자를 추적, 보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기도 했다.

 반면 국내에서의 금융보안에 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2년간 농협은 보안예산을 23억5천만 원, 국민은행은 44억5천만 원, 외환은행은 4억 원이나 줄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금융권의 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 보안관리 업체의 ‘보안 불감증’ 등이 해킹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징벌적 보상제도가 있는 미국에서 비해 국내 금융권의 경우 보안체계 인식부족이 큰 문제라 지적했다.

특히 이번 농협 전산망 해킹이 북한 측의 소행이라 주장하는 검찰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더 묵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재난포커스에서 누차 강조 했듯이 전산망을 포함 전자장비를 일시에 마비시키는 EMP탄의 위험성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남한에 대해 디도스공격 등 전자전을 수차례 도발을 했기 때문이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기자(jjlee@di-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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