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시작한 ‘슈퍼 박테리아’

지난 5월 유럽에서 시작한 ‘슈퍼 박테리아’ 공포가 유럽전역을 공포로 떨게 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는 변종 장출혈성 대장균(EHEC-슈퍼 박테리아)으로 지금까지 독일에서 3901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838명은 심각한 상태라고 독일 로버트코흐연구소(RKI)는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16개국에서 3043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877명은 EHEC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이 심각하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에서도 독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지금까지 스웨덴에서는 53명의 감염자가 보고됐으며 이들은 모두 독일과 관련이 있었다. 독일 외 스웨덴·영국·덴마크·프랑스·네덜란드·폴란드에서도 환자가 보고됐으며 이들은 모두 최근 독일을 다녀왔거나 독일 여행자와 접촉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 소재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이번 EHEC 집단 식중독은 독일 사상 최대 규모며 세계적으로도 초대형 식중독 사고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시가독소(Shiga Toxin)’를 갖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피섞인 설사와 간 손상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HUS라는 치명적 합병증을 일으킨다. 독일 서부 뤼덴샤이트 병원의 얀 갈레 원장은 공영 ZDF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EHEC 종은 매우 공격적이며 HUS로 발전하는 비율도 높다”고 지적했다. 확산속도가 빠르고 사망자가 속출함에 따라 이번 EHEC는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고 있다.

슈퍼 박테리아란 일반적으로 항생제 내성균을 가리키는 용어지만 EHEC로 HUS 합병증이 나타난 환자에게는 항생제를 잘 쓰지 않기 때문에 이번 식중독균은 내성과는 관계없이 독성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게 됐다. 반면 이번 식중독의 원인으로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가 지목된 가운데 유럽 각국이 스페인산 채소 수입 차단 및 기존 물량 회수에 나섰다. 독일 벨기에 러시아는 스페인산 채소 판매를 중단했으며 오스트리아와 체코도 스페인산 유기농 채소에 대해 회수명령을 내렸다.

러시아는 독일산 채소도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스페인산 오이에서 원인균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오염이 발생한 곳이 생산지인지 아니면 독일에 수입된 후 유통단계인지는 불명확한 상태다. 독일 당국은 네덜란드와 덴마크산 채소도 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검사 중이다.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국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채소 수거검사에 나섰다.

스페인, 자국 농산물 안전 주장

한편 스페인 당국은 국내 환자발생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감염원이 자국 농산물이라는 주장을 부인하며 유럽연합(EU)에 보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식중독으로 스페인 안달루시아 채소농가에서는 하루 700만~800만유로(약 123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건너 미국 또한 안전지대가 아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6월 새 변종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정확한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모두 최근 독일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영국 보건당국도 최근 독일을 여행하고 온 영국인 3명과 독일인 4명이 병원성 대장균에 감염됐다며 이는 최근 독일에서 발생한 변종 박테리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3명은 심각한 신장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세도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은 혈변 등의 증세가 나왔다. 다행히 지난 6월 16일 유럽을 강타했던 변종 장출혈성 대장균 질환이 빠른 속도로 진정되고 있다.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는 6월 15일 하루 수백명씩 신규 환자가 발생하던 6월 초와는 달리 새로이 증가하는 환자 수가 9명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또 함부르크의 보건당국은 6월 15일 91세의 남성 환자 1명이 사망함으로써 유럽 내 사망자가 독일 37명, 스웨덴 1명 등 38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슈퍼 박테리아’ 남 이야기 아니다

반면 유럽발 ‘슈퍼 박테리아’가 유럽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면서 여름을 맞이한 국내에서도 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부터 6월30일까지 중국 장사 및 장각 지역을 여행한 우리국민 여행객 45명 중 1명에게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오염지역으로 지정됐고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의 추가감염이 없도록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예방에 대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제1군 감염병에 해당하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 및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며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으며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유럽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이 국내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주당(보건복지위) 추미애 의원이 지난달 5월 27일 유럽 CDC 보고서를 인용, 한국에서도 유럽발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인 O104:H4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6월 3일 밝혔다.

추 의원은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한국 여성에게도 이 전염병이 발생한 것이 문헌적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는 이에 대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가장 대표적인 종류인 O157 외에 문제가 된 O104의 경우, 유럽 CDC에 언급된 1건 외에도 지난 10년 동안 다수의 건이 보고됐으나, 그것이 H4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의원은 보건당국은 유럽발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이 외국에서 전염되어 오는 수입전염병으로 인식하고, 이에 따라 검역조치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내에서도 O104가 다수 발생한 만큼, 유럽발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의 국내발생 위험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유럽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도 O104:H4에 따른 대량의 환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대장균감염증에 대한 철저한 역학 조사와 함께 적극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진 또한 유럽에서 식재료를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고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상추나 오이 같은 신선한 채소를 통한 일종의 식중독 대장균인데 치명적인 융혈성 유독 증후군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과거와는 달리 국가 간 교역으로 인해 식재료가 퍼지고 여행객도 많기 때문에 당분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신종플루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과 달리 식재료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발생 패턴도 다르고 전파 속도도 느리지만 독성이 강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과거보다 독성이 강화된 장출혈성 대장균인 신종 병원균이고 병원균의 소스가 정확하지 않아 박테리아의 통제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다른 국내 의료진은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박테리아의 내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는 “감염성 질환에 대한 항생제나 소독약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변종 박테리아에 대한 위험은 늘 있다. 이번 슈퍼박테리아도 마찬가지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균으로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항생제 오남용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장균 교수는 “앞으로 21, 22세기는 과거처럼 콜레라나 장티푸스 등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엇보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돌연변이를 의학적으로 발견하고 대처하는 것이 늦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철저한 예방과 전문적인 재난관련전문가 필요

한편 보건당국이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 장출혈성대장균을 긴급 검역대상 감염병으로 지정, 고시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우선 6월 4일부터 독일발 국내입국 항공기 탑승객을 대상으로 검역이 강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5월 이후 독일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이 유행하고,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6월 3일 이같은 내용의 검역 강화방안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는 인천공항 도착 독일발 국내 입국 항공기(하루 4편) 탑승객에 대해 설사증상 유무 등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의심환자 발견 시 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결과, 감염증과 관련성이 의심될 경우 거주지 보건소에 통보하며, 해당 입국자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독일 이외 유럽행 항공기 탑승객에게는 홍보물을 배포하고, 해외여행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양병국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오염된 물이나 야채를 직접 섭취하지 않는 이상 감염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전염된 사람의 타액 등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독일 등 해당지역 여행객은 현지에서 개인위생에 유의하고 채소류도 반드시 익힌 것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렇듯 해마다 여름이면 발생하는 식중독이 빈번해져 설사나 복통을 동반한 장염증세가 흔해질 수 있어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장출혈성대장균에 대한 감별과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이와 함께 이를 전반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재난관련 전문가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소민석 전공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이미 좁고 해외여행은 보편화돼 하루에도 수십만 명이 이동하고 있어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가 오늘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이에 전문적인 재난관련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이렇게 예방해야 한다

7~8월 여름철 식중독 위험지수 식중독은 음식물 가운데 함유된 유독 물질을 섭취해 생기는 급성 소화기 질환으로 이와 같은 증상이 2명 이상의 환자에게 72시간 내 같은 음식에 노출된 경력이 있을 때를 말한다. 식중독은 주로 병원성 세균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물, 음식을 먹고 짧은 시간 내에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사는 유산균과 대장균 등 정상세균과 위산 장운동 등을 통해 음식물 섭취에 의해 장내로 들어온 해로운 물질들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식중독의 유해세균의 경우 방어기전을 넘어서면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복통 구토 설사 대표적 증상

식중독은 크게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과 독버섯·복어알 등에 의한 자연독식중독 그리고 농약·중금속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따로 구분하여 추가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은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순이다. 이들 3가지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대부분 세균은 보통 40∼60℃에서 증식하므로 식품의 저장은 4도 이하에서 조리와 가열은 60℃ 이상에서 행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이러한 세균들은 대부분 열에 약하므로 가능한 음식을 끓여 먹고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포도상구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소는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아 이미 독소가 생성된 음식물은 끓여도 식중독을 일으키게 되므로 미심쩍은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 치료 및 예방법

대부분 식중독에 의한 급성 설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 없어지며 탈수를 예방하기 위한 수분보충 등이 이뤄진다. 식중독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금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물 1ℓ와 설탕 4 큰 스푼, 소금 1작은 스푼을 섞어 먹는 것이 탈수를 예방하는데 좋다. 번거로울 경우 꿀물이나 보리차, 이온음료도 수분과 칼로리 보충이 도움이 되며, 고기나 패스트푸드보다는 소화가 잘되는 미음이나 죽을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