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인한 피해, 폭우, 폭설로 인한 피해자 등 각종 자연재난을 겪었던 재난피해자는 태풍 등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언제나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재난을 경험한 사람은 자연재난이든 인위적인 재난이든 심리적으로 심각한 충격 상태에 빠진다.

<재난포커스 - 채상진 기자>

심리적 충격 극복 스스로 의지로는 힘들어

재난피해자는 “재난의 영향을 받은 사회에서 정상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벗어나 외부의 도움 없이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산, 간접시설, 생활수단의 피해를 입은 사람” 또는 “각종 재난 위기로부터 생명, 재산, 건강의 피해를 입은 사람”을 말한다. 심리적 충격을 극복하고 해소하는 과정은 재난 피해자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재난의 피해를 맛본 사람들은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난을 겪은 사람들은 나에겐 재난이 닥치지 않겠지라고 믿으면서 살았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크다” 며 “충격이 커서 놀라게 되면 우리 몸과 마음은 평소와 다른 징후를 나타난다” 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질병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이 원래대로 회복하려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 말했다.

특히 재난피해자들은 그 충격으로 인한 심리적·신체적 증상들이 자주 나타나곤 한다. 전문가들은 “재난피해자인 경우 재난이나 사고와 관련된 일이 자꾸 기억이 나고 악몽을 꾼다. 또 마치 그 당시 상황에 있는 것처럼 느끼거나 행동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잠들기가 어렵고 자주 깨며 작은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며 “걱정이 많아지고 또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화를 잘 낸다. 또 집중이 안 되고 멍하니 있을 때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충격 받은 후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기도

물론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고 모두가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충격을 받은 후에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외상 후 성장’에 도달하는 사람들도 70%나 된다. ‘외상 후 성장’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인격적으로 성숙시켜,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재난후유증으로 마음 정신적 고통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긴장이 너무 심한 경우 우리의 마음과 몸이 얼어붙어 정신적 충격을 다스리지 못해서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한다 . 전문가는 “이럴수록 혼자서 참지 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으며 믿을 만한 사람과 감정을 이야기해야 하며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말한다.

또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억울한 생각이 분노를 만들기도 하고, 정신적 충격에 의한 신체반응으로 인해 분노가 쌓이며 그 분노로 인해 가까운 사람에게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고 시비를 걸어 결국 친한 사람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결국은 외로워지는 경우가 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재난의 특성과 재난피해자의 심리적 상태 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전 준비된 심리적 지지 및 상담활동 전문가들이 재난피해자를 도와 건강한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정신·심리적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자체, 재난심리치료 강화

이와 관련에서 지난 6월 14일 전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재난피해자 심리지원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하여 재난피해자 심리지원 사례발표와 상담전문요원공무원, 주민 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대규모 재난이 빈발하는 가운데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고통을 받는 국민들이 늘어남에 재난발생 초기부터 유가족, 부상자, 이재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한 발 앞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도 재해대책본부는 “그간 도내에서 발생하는 자연재난과 인적재난 및 사회적 재난 등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에게 초기에 개입하여 정신적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2009년부터 예수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하여 ‘전라북도 재난피해자 심리지원 센터’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의사, 교수, 간호사 등 121명의 재난심리지원 전문가 인력 풀(POOL)을 구성하였고 작년에도 호우피해 주민 50여명에 대한 심리안정지원 개인상담을 실시한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최근에는 재난수습에 참여하는 소방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직무특성상 정신적 스트레스 장애가 심각하다고 보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도내 소방공무원 1,700여명을 대상으로 심리검사 및 상담을 연중 실시하기로 한다”고 말했다 .

도 관계자는 재난심리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으나 재난피해자가 심리지원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접근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하고 금년에도 주민, 심리지원센터, 전북도, 정부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장밀착형 재난심리지원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특히 도내 대형교통사고, 화재, 구조대원, 재난 담당자의 스트레스 관리 등 재난심리지원범위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부터 전문가 양성 교육 필요

광주시의 경우도 지난 7월 7일 재난피해심리지원센터를 열었다. 풍수해, 화재 등의 재난피해자와 그 가족 등이 받은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활동 중인 심리지원 전문상담요원과 관계공무원 등 5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재난현장 심리상담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재난피해심리지원 전문가의 역할과 바람직한 접근전략,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의 이해와 치료, 재난심리지원 상담요원의 스트레스 대처방안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난피해자심리지원센터 손경숙 대표는 “최근 일본 지진 및 해일 등으로 당사자들은 전쟁에서 느낀 공포감을 느끼고 있으나 재난피해심리지원 없이 물질적 지원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재난심리 치료분야는 아직 생소한 분야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최근 재난이 대형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부터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우리 지역에 대형재난 발생시 재난심리지원 상담전문가를 바로 현장에 투입, 재난피해자에 대한 심리지원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재난심리지원 상담전문가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같이 재난으로 인한 충격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겪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 장기적인 문제나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가족 갈등 및 지역사회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난 피해자와 생존자들이 스스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극복 또는 해소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재난심리 전문가와 같은 관련전문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외상후 성장 등 치료를 위한 방법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마음의 고통을 함께 하세요. 상처를 받은 마음을 숨기지 말고 가까운 사람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으십시오. 그러면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또한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두려운 기억을 피하지 마십시오. 자꾸만 떠오르는 고통스러운 기억은 억누를수록 더욱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고통스러운 기억과 맞서면서 더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고, 잘 해나갈 수 있다고 믿으면서 해결책을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고통은 점점 줄어들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해 나가려고 노력하십시오. 자신이 맡은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하는 새로운 일상의 경험들이 여러분의 고통으로 얼룩진 기억들을 희미하게 만들 것입니다. 술과 담배로 잊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술과 담배는 일시적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게 해 주지만 오히려 나중에는 그 기억을 더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자주 술과 담배를 접하게 되고, 결국은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십시오. 운동은 지나친 긴장과 불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뒤집어 생각해 보십시오. 뒤집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역설적 사고”라고 하는데, 이는 불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숨어있는 희망을 찾아내는 사고방식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위기’란 위험과 기회를 합친 말인 것과 같습니다.

▲마음의 고통이 심하면 조기에 전문적 도움을 받으십시오. 정신적 충격은 조기에 관리하면 오히려 개인을 성장하게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가까운 보건소나 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하여 상담하시면 재난충격으로 인한 정신장애를 조기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