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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난개발, 자연대재난 불러 일으켰다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인재, 도심피해 더 커
2011년 08월 29일 (월) 10:29:53 이정직기자 jjlee@di-focus.com

 지난 7월 27일 서울시에서 시간당 110.5mm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광화문과 강남 등 도심이 침수되는 등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많은 인명 재산피해를 줬다. 그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힌 것이 우면산 산사태 등 중부지방일대에서 일어난 산사태 피해다. 이와 함께 담당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우면산 사태의 경우 산림청의 위험경보가 담당공무원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등 총제적 문제점을 드러냈다.
<재난포커스 - 이정직 기자(jjlee@di-focus.com)>

   
 
중부지방 집중호우 산사태

지난 7월 27일 오전 8시 53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400여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사태로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과 방배동 S아파트, 방배동 R아파트, 양재동 양재면허시험장 뒷산과 우면동 형촌마을 등 각각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다수는 산사태로 쏟아져 나온 토사가 마을과 아파트를 덮치면서 매몰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산사태는 서울뿐만 아니었다.

경기 강원의 일부지방에서도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7일에는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밑 펜션 등 4채가 산사태로 매몰되면서 대학생 등 9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사고가 난 펜션 등에는 자원봉사활동을 나온 인하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 등 40여명이 투숙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 일부구간도 토사가 밀려들어 전면통제 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서초·관악구 일대 물바다

이와 함께 집중호우는 서울 강남·서초·관악구 일대가 물바다를 만들기도 됐다. 특히 사무빌딩 밀집지역인 강남역·대치역·선릉역 인근 도로가 침수되면서 출근길 대란이 일으켰다. 이날 아침 8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사거리-교대역 사거리 등 강남대로 일대는 물에 잠겼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사거리는 어른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지하철 역사 출입구가 봉쇄됐으며 오전 9시께부터 열차가 3시간가량 정차하지 않았다. 오전 10시 넘어서는 분당선 도곡역·선릉역 철로가 물에 잠겨 수서~선릉 사이 열차 운행이 오후 4시까지 중단됐다.

관악구 도림천도 범람해 신사동 주민 20여명이 인근 교회로 대피했으며, 지하철 2·4호선 사당역도 오전 한때 출입이 통제됐다. 전기공급 중단 사태도 강남 지역에 집중됐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서초·강남·방배 쪽 저지대에 위치한 아파트·빌딩·상가의 전기가 끊어진 상태”라며 “건물 지하에 있는 수전설비가 침수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남 지역에는 강북에 비해 훨씬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남 지역 침수 사태를 폭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은 “서울시에 깔린 주요 하수관로는 시간당 75㎜의 강수량에 견디게 설계돼 있다”며 “비가 많이 내린 걸 감안하더라도 도심지에서 물이 사람 허리까지 차오르는 현상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하수관로가 막혔거나 빗물을 하수관로로 유인하는 빗물받이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2001년 강남이 물에 잠겼을 때 이런 부분이 원인으로 거론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 관계자는 “지난 6월 폭우 때도 강남역 인근 도로가 침수하면서 배수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하수관로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등을 따져보는 조사 착수를 서울시와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시 쪽은 강남역 인근 반포천 주변의 빗물펌프장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가 강남역 일대 침수의 주요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강남역 일대의 빗물은 지역에 따라 하수관로에서 곧바로 반포천으로 흘러가거나 하수관로에서 서초빗물펌프장 및 반포빗물펌프장으로 들어가는데, 펌프로 물을 반포천으로 퍼내면 반포천 수위가 높아져 하수관로에서 곧바로 반포천으로 들어가는 빗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같은 집중호우가 반복된다면 침수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대책으로 하수관로에서 반포천으로 가는 빗물을 한데 모아 곧바로 한강으로 흘려보내는 방수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구멍 난 재난관리

이같이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여기저기 구멍 난 재난관리에 현실을 보여줬다. 특히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충격적이었다. 현재 산림청이 전국적으로 산사태 위험지구 74곳을 지정돼 관리중이다. 하지만 이번 우면산 산사태처럼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다른 지역에서도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경우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나타냈다.

 그러면 이런 산사태가 왜 벌어진 것인가. 재난전문가들은 서울의 물난리에 대해 무분별한 도시개발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경쟁하듯 아스팔트를 깔고, 아파트를 올린 점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보존보다 발전에 시급했던 서울시가 서울 서초구 소재의 우면산의 산사태를 초래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절개지 부분에 건축허가를 내 준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재진 한국구조물진단연구원장은 “산사태를 일으키는 요소로 산사태 우려가 있는 비탈면(자연사면,절개사면,절토사면 등)의 머리 부분과 아래(선단) 부분의 배수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즉 비탈면에 대한 부적절한 배수문제가 산사태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수불량은 흙속에 많은 양의 수분을 유입시킴으로써 흙의 결속력을 약하게 해 붕괴상태로 만든다”고 말했다 또 “산사태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의 경우도 결국 이같이 인위적인 원인에 대한 배수처리가 토목관련 규정에 따라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 “산사태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사도를 확보한 비탈면 구조체가 돼야 한다. 비탈면의 경사도가 가파르거나 집수 면적이 넓을 경우에는 이에 상응하는 적정한 시설 보완이 필수적이다. 이를테면 산속에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는 옹달샘과 같이 유속을 줄이고 흘러내린 토사를 가두는, 일종의 지체 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조물에 대한 인간의 이해부족도 지적했다. 그는 “요즘 산에는 둘레길도 만들고 정상에 쉼터를 만들기도 하며, 생태공원 같은 학습장을 만들기도 한다. 이로 인해 부득이 산을 훼손하게 되고 비탈면에도 변화가 생긴다.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비에 대비해 정책적으로 재해 기준을 강화하기에 앞서 비탈면에 대한 기존의 토목관련 규정이나 기준만이라도 철저히 지키는 의식이 있어야 도시재해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산사태 경보 이미 예보했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여기저기서 들어난 담당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이다. 최근 불거진 산사태의 경우 산림청은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산사태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담당공무원의 안내에 따라 안전한 지역으로 사전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산림청은 산지와 가까운 주택과 건물 등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위험성이 아주 크다고 경고했다.

또 산림청은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에게 산사태위험지역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위험지역 주민을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 안내하도록 긴급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서초구청 산사태 담당자에게 모두 4차례에 걸쳐 우면산 산사태를 경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경고 메시지는 2006년 공원녹지과 공무원 등 전직담당 공무원 4명에게 발송돼 정작 담당공무원은 산사태 경고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

당시 서초구청 담당자는 방법을 몰라 2006년부터 산림청에 연락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결과 지난 5년간 산림청이 서초구청에 보낸 산사태 예보권고는 360차례에 달했지만 서초구청은 이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수방방재 시스템 재검토 필요

이같이 기후변화 때문에 특정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도심이 물에 잠기는 ‘도시 홍수’가 일반화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수해방지 시스템은 지천변이나 저지대 침수에 대응하는 과거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립방재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내린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1970년대보다 2.5배나 늘었다. 시간당 50㎜ 이상 내린 횟수가 1970년대 연평균 5.1회에서 2000년대엔 12.3회로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도시화에 의한 불투수면 증가, 도시의 물 저장능력 부족 등이 겹치면서 ‘도시 홍수’가 빈발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관동대 토목공학 박창근 교수는 “시가 지금까지 해온 수방대책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며 수방방재 시스템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 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재난관련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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