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은 열대성 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순식간에 재산을 잃고 이재민이 된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천재지변인가? 인재인가?

지난 7월은 열대성 호우로 많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순식간에 재산을 잃고 이재민이 된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천재지변에 대한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이 할 수 있는 사전 대비는 철저히 해두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호우시 산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재난이다. 산사태가 나는 근본 원인은 비로 인해 땅이 물러져 있어 그렇다고 본다.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일차적인 분석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과도한 산림녹화 사업 때문이다. 과유불급은 여기에도 해당된다. 나무를 심기만 하고 가꾸지를 않았다.
그러다보니 나무가 밀식 상태가 되어 키만 웃자라고 따라서 나무의 뿌리가 깊이 박히지 못한다.

여기에 사방사업 한다고 속성수인 아카시아를 무분별하게 심었다. 아카시아는 뿌리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만 퍼진다. 뿌리가 깊이 박히지 않은 나무가 키만 자라서 무게 중심이 위에 놓여있는데 비가 오지 머리가 더 무거워 진거다.
비탈에 서있는 나무는 이 무거운 중력을 이기지 못해 산 아래로 쓸고 내려온 것이다.

이것이 산사태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아는 공무원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제방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에 간벌을 하고 수종을 개량해서 산에서 빗물이 지하로 침투케 하고 나무 뿌리는 튼튼하게 깊게 땅속으로 박혀 산사태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산사태 방지를 위해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사실만을 알았지 그 나무가 땅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는 모른 것이다.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불휘 깊은 남근 바람에 아니 뮐세”라는 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저 공무원 시험문제 풀어서 고급 공무원이 되었으니 산야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까닭이 없다. 하급 공무원은 아스팔트에서 나고 자랐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안전 불감증 ‘설마’가 사람 잡는다

다음의 문제는 난 개발의 문제다. 오랜시간 균형상태로 안정을 잡고 있는 산을 인위적으로 깎아 집터를 잡고 집을 지었으니 그 지반이 안정을 유지하고 못하고 있었던 결과다. 건축 설계는 최악의 조건을 상정하여 절토지 경사도를 설정하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약을 위해서 대충한 결과다. 설계도면 대로만 해도 문제가 없었을지 모른다.

그것마저 적당히 눈감아버리고 돈만 절약하여 만든 결과가 이런 참사를 만든 것이지 싶다.
철저한 감리감독이 필요한 분야인데, 우리나라의 사회적 생리상 아직은 먼 이야기로 들린다. 자연은 항상 안정화 쪽으로 움직인다.
불안한 상태이다보니 안정화쪽으로 움직인 것이 사람의 눈으로 볼 때에는 재앙이다. 모든 것은 순리를 따라야 하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의 법칙을 역류해서 안전한 것은 결코 없다. 부득이 불안전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 기상예보를 믿고 사전에 대피를 비롯한 조치를 했어야 마땅했다. 안전 불감증인 ‘설마’가 사람을 잡은 것이다.

이 모든 근저에는 이제 살 만큼 되었으니 “안전의식”을 국민 각자가 체득할 필요가 있다.
이번을 계기로 이를 개달았다면 희생이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겠지만. 또 과거처럼 한 차례 지나간 여름 폭우로 인한 재앙일 뿐이라고 치부한다면 이러한 재앙은 연년세세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고 세계의 이목은 우리를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연민의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재난포커스 - 공무원연금공단 김진항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