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으로 지진해일 피해 못지않게, 진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의 오피스빌딩들이 손상을 입은 예도 많이 있다. 후쿠시마현 코리야마시에서는 시청 본청사가 심각하게 파괴돼, 건물 출입이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오피스빌딩에는 서버를 운용하는 기업도 많다. 그런 기업들은 직하형 지진 등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오피스빌딩의 피해에 관한 5가지 오해를 다룬다. <재난포커스 - 이교진 기자>

건물의 피해는 예상불가 ▶ 예상 최대손실률을 사용한다
직하형지진등이 일어났을 때의 건물 피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쿄도는 ‘건물도괴위험도’와 지진에 따른 화재 발생도를 나타내는 ‘화재위험도’등을 각 지역마다 공개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가 조사하는 건물도괴위험도는 그 토지의 지반의 상태와 낡은 목조건축물의 유무를 종합해서 산출하고 있다. 지반이 좋아도 낡은 건물이 많은 토지라고 하면, 건물도괴위험도는 높아진다. 건물자체의 위험도를 알고 싶으면 전문기관에 ‘예상최대손실률(PML)’의 산출을 의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건물의 PML란 예상된 최대규모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 건물의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건물의 재건에 필요한 비용으로 나누어 100을 더한 값이다. 0%에 가까울수록 지진의 손해가 적은 것이 된다. 도쿄해상일동 리스크컨설팅의 아오치 타다히로 비즈니스 리스크 사업부수석연구원은 “PML은 부동산거래시 또는 손해보험회사가 건물의 보험을 들 때 산출한다.”고 말했다. 우선 입주한 오피스빌딩의 오너가 이미 PML을 산출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확인해 봐야 한다.

도쿄도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는 재해피해를 예측한 해저드맵 등을 이용, Web사이트에서 건물도괴위험도를 공개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해저드맵을 공개하고 있는 지자체의 일람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해저드맵 포털사이트（http://disapotal.gsi.go.jp/)’에서 공개하고 있다. 독립행정법인의 방재과학기술연구소는 ‘30년 이내 진도 6약이상의 흔들림에 휩쓸릴 확률’과 직하형지진을 일으킬 활단층대 등을 ‘구글 맵’상에 매시업(Mashup:복수의 Web서비스를 종합하는 것)한 지도를 ‘지진해저드스테이션(http://www.jshis.bosai.go.jp/)’에서 공개하고 있다. 전문기관과 지자체가 실시한 피해예측으로 건물의 지진리스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1981년 이후 건물은 안심 ▶ 고층빌딩은 주의
일본은 1981년에 건축기준법의 내진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후 설계된 건물이 그 이전의 건물에 비해 안전한 것은 틀림없다.그러나 1981년 당시, 고층빌딩에 커다란 피해를 주는 ‘장주기지진동(長周期地震動)’에 대한 대책은 고려되지 않았다. 장주기지진동의 경계가 부족했던 2003년 이전에 설계된 고층빌딩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장주기지진동은 흔들림의 주기가 2~20초인 긴 지진의 흔들림을 말한다. 100킬로미터를 넘는 거리라도 힘이 줄지 않고 흔들림이 전달된다.

20층 건물 상당, 높이 60미터이상의 초고층빌딩과 면진구조의 건물에 큰 영향을 준다. 동일본대지진에서는 진원지에서 2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도쿄도심에도 장주기지진동으로 고층빌딩이 몇 분에 걸쳐서 크게 흔들렸다.일본건축학회는 일본에 1100동 이상 있는 높이 200미터 이상의 고층 빌딩에, 장주기지진동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고 경고한다. 특히 위험성이 높은 것은 2003년 이전에 설계된 초고층빌딩이다. 일본에서 장주기지진동이 주목받게 된 것은 2003년 9월에 발생한 ‘토카치오키 지진’이후의 일이다.

일본건축학회는 2011년 3월 9일 ‘일본의 고층빌딩은 장주기지진동의 대비가 부족하고, 토카이지진 등에 견디지 못할 우려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국토교통성은 현재 고층빌딩의 장주기지진동 대책에 관한 기준을 신설하려고 한다. 2010년 1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새로운 기준의 public comment를 모으는 등 검토하고 있다.

피해지에서 도난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드디스크를 암호화

‘재해지에서 범죄는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본청의 지방지분부국의 IT피해상황을 정리한 내각부관방(내각총리를 보좌하는 기구)정보서큐리티센터(NISC)의 키모토 유지 참사관은 “지진피해로 손상을 입고 출입금지가 된 빌딩에서는 도둑에 대비하고, 하드디스크는 암호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건물의 기둥이나 기초가 무사해도 전면 출입금지가 된 건물도 있다. 키모토 유지 참사관은 “이바라키현 츠쿠바시의 건물에서 천장과 벽이 떨어져 나가고, 석면지가 노출되어 출입금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출입금지가 된 건물에는 여진이 오기까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안에 있는 서버와 PC를 옮기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도둑은 출입 규제를 무시하고 들어온다. PC안에는 중요한 정보가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도난을 대비해 하드디스크는 ‘TPM서큐리티’ 등을 사용한 하드웨어의 암호화 기능으로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버의 내진대책으로 충분 ▶ PC와 프린트도
‘서버의 내진대책은 동일본대지진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부처의 지방지분부국의 IT재해상황을 정리한 NISC의 키모토 참사관은 이렇게 총괄했다. 서버를 내진 창고에 넣어두거나 쇠장식으로 바닥에 고정시키는 것으로 지진에 의한 쓰러짐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서버에 피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업무를 연속할 수 없는 사무실도 있다. NISC의 키모토 참사관은 “업무데이터를 넣어둔 PC와 프린터가 테이블에서 떨어져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PC와 프린트에도 내진대책이 필요하다. 비용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PC와 프린트가 흔들려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내진접착고무’는, PC 한 대당 3000~5000엔 정도에 구입가능하다. 기모토 참사관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는 진열대가 쓰러질 것 같다고 보고한 부서도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의 진열대와 책상 등에도 내진대책을 잊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고층빌딩의 경우는 사무용 복사기가 바닥에 고정되어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동일본대지진에서는 도쿄도내의 고층빌딩에서 바퀴가 달린 업무용 복사기가 장주기지진동으로 인해 크게 움직였던 사태가 발생했다. 종업원이 복사기에 부딪혀 부상을 입거나, 사무실의 다른 설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
 
기기를 지키면 OK ▶ 업무데이터가 중요
BCP를 위해 지켜야 할 것은, PC와 프린트 같은 사무 설비뿐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데이터이다. 업무데이터가 없으면 연속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 사무실의 방재도 업무시점으로 생각해야 한다. 업무용 문서는 종이 서류인체로, 디지털화 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동일본대지진에서는 연안부의 사무실에 해일이 내습해, 종이서류가 흘러가버렸다. 업무의 페이퍼리스(paperless)화는 환경보전활동과 비용 삭감 등의 관점에서 많은 기업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BCP관점에서도 검토해야 한다.

PC에 보존한 업무 데이터의 백업도 잊어서는 안 된다. 파일 서버에 정기적으로 복사하고나 ‘온라인 백업 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백업 수단을 복수로 준비해야 한다.PC의 백업을 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업무 데이터를 PC에 보존하지 않고 항상 파일서버나 그룹웨어에 보존하도록 사원에게 지시하는 것이다.신클라이언트(유저가 사용하는 클라이언트단말에 필요한 최소한의 처리를 시켜, 대부분의 처리를 서버쪽에 집중시키는 시스템 구조 전반을 말한다)시스템도 유효하다.

신클라이언트의 경우 데이터와 어플리케이션의 쌍방의 서버에 보존한다. 컴퓨터가 사라졌을 때도 새로운 단말만 있으면 업무를 곧바로 재개할 수 있다. 동일본대지진에서는 도쿄해상일동 화재보험 등이 해일로 피해를 입은 거점의 업무를 복구하는데 신클라이언트를 활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