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7일 고용노동부(장관 이채필)가 ‘소규모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고용노동부가 소규모 건설현장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 보호를 위한 현장감독과 기술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대책이다. <재난포커스 - 김용삼 기자>

정부 기관 소규모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대책 발표
지난 9월 7일 고용노동부(장관 이채필)는 서울고용노동청 회의실에서 개최된 ‘안심일터 중앙추진본부 제7차 정기회의’에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소규모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고용노동부가 소규모 건설현장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 보호를 위한 현장감독과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교육과정을 내실화 한다는 취지다. 우선 3억 미만 건설현장 기술지원 대상을 2011년 2만5천개소에서 3만개소로 확대 할 방침이다.

또 공사금액 3~120억원 공사현장 기술지도를 산업안전지도사(건설분야)도 수행할 수 있도록 자격 완화하고, 소규모 현장 일용근로자에 대해 기초안전보건교육 실시, 교육이수자에게 그린카드(Green Card) 발급한다. 건설분야 안전보건지킴이 수도 연차적으로 2011년 80명에서 2013년 200명을 확대해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소규모 현장 점검을 감독으로 전환하여 법 위반사항 적발 즉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우 학교시설 설치, 증·개축 공사시 붕괴 및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교과부는 높이 4미터 이상 학교 건축물을 설계할 때 안전성이 우수한 시스템 동바리를 사용하도록 설계에 반영하고, 학교시설 공사현장에 대해 고용부와 교과부가 합동단속 실시한다. 또 시·도 교육청에서 학교시설공사 발주시 입찰 안내서 및 계약특수조건에 ‘사망재해 발생시 1년간 입찰제한’을 명기한다. 시·군 교육청 공사 담당자의 건설공사 안전관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특별안전교육도 실시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소규모 건설공사의 안전관리 대책을 자치단체별로 강화하여 추진토록 한다. 먼저 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금액 3∼120억원(토목공사 150억원)의 공사는 착공 14일 이내에 기술지도 계약 체결여부를 확인하고, 미체결시에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20%를 환수조치하기로 했다.

16개 광역자치단체 공사발주시 자체적 안전관리계획 조치
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공사발주를 전문으로 하는 지방 공기업, 지방공사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토록 조치한다.지식경제부도 소규모 건설공사를 대량 발주하는 한국전력공사에 대해 건설재해예방 특별대책을 수립·시행토록 조치한다. 추락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가시설물 설치계획을 설계에 반영하도록 하고, 공사를 발주할 때 입찰 안내서 및 계약특수조건에 ‘사망재해 발생업체에 대해 1년간 입찰제한’을 명기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발주기관, 시공사, 건축사의 안전관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

LH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공사발주기관에 대하여 건설재해예방특별대책을 수립·시행토록 조치하고, 입찰 안내서 및 특수계약조건에 ‘사망재해발생업체 1년간 입찰제한’을 명기한다. 또 소규모 건축공사 인허가·멸실·착공신고 등 기초자료를 관련부처와 공유하고, 자치단체에서 다세대 주택, 근린생활시설 공사착공 신고시 공사업체의 건설업 등록증 불법대여 여부를 확인한다.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사들은 건축사법에 따라 실시하는 건축사 실무교육시 안전보건교육을 6시간 이상 실시한다. 민간기관인 대한건설협회와 대한건축사협회에서도 소관별로 건설재해 예방을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건설근로자 보호구 미착용 단속 및 기초안전보건교육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소규모 건설업체(시공능력평가 1000위 초과)를 대상으로 사업주 교육 및 건설현장 자체 안전점검을 독려한다.

또 협회에 등록된 건축사들을 대상으로 건축사법에 따라 실시하는 건축사 실무교육시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한다.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은 “전체 건설재해의 70%가 발생하는 20억원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그 수가 워낙 많고 수시로 생성·소멸되기 때문에 재해예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 하고, “그러나 주로 저학력·저소득층 근로자들이 일하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드는 일은 공생발전의 기본적인 요건으로서 관계부처·민간기관이 협업을 통해 반드시 사망재해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부는 지난 8월 25일 상반기에 급증한 사망재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전국 산재예방지도과장 간담회’를 개최하여 2011년 하반기 사고 사망재해 예방사업 추진대책을 확정·시행중에 있다.

증가하는 소규모 산업재해
이같이 고용노동부가 ‘소규모 건설현장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많아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부는 최근 4년 동안 20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재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 1만3121명(전체 건설재해의 67.0%), 2008년 1만4111명(67.7%), 2009년 1만4415명(68.7%), 2010년 1만6096명(71.5%)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작년의 경우 전체 건설재해의 약 70%가 이들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했고, 소규모 건설현장의 재해율은 1.78%로 건설업 평균재해율(0.70%)의 2.5배를 초과했다.작년 120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자는 1793명, 20~120억원 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자는 3385명에 불과했던 반면 20억원 미만 현장에서만 무려 1만6096명의 재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그동안 건설재해예방 정책은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인 120억원 이상 건설현장과 1000대 건설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2005년 산재보험이 모든 공사로 확대 적용된 이후 중소 건설현장에서의 건설재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행정력을 소규모 건설현장에 집중하기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실상 소규모 건설현장에 안전관리를 위한 정책 밑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진 상황”이라며 “이번 세미나는 산업계와 노동계, 정부의 입장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업 산업재해도 ‘빨간불’
이와 함께 서비스업 산업재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는 A씨는 설거지를 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담아 옮기던 중에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뜨거운 물에 화상을 당했다. 경기도의 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B씨. 사다리에 올라가 약 2m높이의 진열대에 제품을 올려놓고 보기 좋게 배치를 하다가 중심을 잃었다. 김씨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갈수록 서비스업 산재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체 산업재해자 10명 중 3명이 서비스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6일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서비스업에서 3만3170명 산업재해자가 발생해 업종별로 제조업 다음으로 재해자가 많이 발생했다.특히 서비스업 중 음식 및 숙박업종에서 재해자가 7552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뒤를 이어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6771명), 건물 등 종합 관리업(4347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2832명) 순이었다. 이에 따 공단은 서비스업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7대 업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나서길 계획이다.

7대 업종은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건물 등 종합관리사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 교육 서비스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음식 및 숙박업, 임대 및 사업서비스업 등이다. 공단은 (사) 한국프렌차이즈협회, 교천치킨 등 12개사와 ‘산업재해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협약식’을 시작으로 21일에는 (사)전국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 등 5개사와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백헌기 공단 이사장은 “서비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휴업이나 폐업이 많고 근로자의 잦은 이직으로 체계적인 재해예방 노력이 쉽지 않다”며 “이번 관련 기관 및 단체와의 공동 노력으로 재해감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관리할 수 있는 재난 재해 관련 전문가 확충 필요
이같이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은 지난 1998년 0.7% 수준에 진입한 이후 약 10년 동안 정체상태에 있으며, 재해자수는 2006년 8만9천910명에서 2009년 9만7천821명으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8월 기준으로 2009년 동월대비 2천934명이 증가하여 이런 추세라면 2011년 산업재해자가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황은 집계 방식이 상이한 선진국과 직접 비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나마 비교가 가능하다는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비교하자면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약 4배에서 12배까지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산업재해감소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합동점검, 교육 강화 등의 사업을 강력히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같이 건설업종의 재해자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다세대를 포함한 주택·상가 건설현장과 중·소규모 공장의 증·개축 등 소규모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재해가 큰 폭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택·다세대, 공장 등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유난히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안전시스템과 조직이 정착된 대형 건설업체와는 달리 취약한 조직으로 운영되는 중소건설업체 또는 개인이 공사를 담당하고 있어 사업주의 안전의식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역시 대형 건설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일용직 특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해 그만큼 무관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재해 감소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감소를 위해서는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감소시켜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중소 규모 공장과 주택, 상가 등의 소규모 건설현장이 밀집된 검단산업단지와 논현주택단지 등을 대상으로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 및 합동점검 등을 통하여 재해 감소예방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발맞춰 중소규모 건설업체 사업주와 현장 근로자들도 안전의식 고취와 적극적인 안전 활동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또 이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재난·재해관련 전문가의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