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남양주소방서 소속 여성 의용소방대 도농지역대가 발대됐다. 경기도에서 여성지역대는 최초. 아울러 여성 대장도 탄생했는데 ‘안화자(45)’ 대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안 대장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데에는 남편 ‘심기철(54)’씨도 한 몫을 한다. 같은 의용소방대원일 뿐만 아니라 2003년부터 작년까지 남양주소방서 위용소방대 도농지역대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 전.현직 지역의용소방대장 심기철,안화자 부부

“대장으로 취임하기까지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이 컸죠. 남편 또한 작년까지 지역대장이었기 때문에 저에게 한번쯤 해볼만 한 것이라고 권유를 하더군요. 저도 도전해보고 싶었고요” 처음 의용소방대 활동도 남편의 권유로 시작했다.

심기철 전 대장은 의용소방대 활동만 18년째. 3년 임기의 대장직에서 물러난 지금까지도 그전 못지않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엔 본업도 던져버리고 현장으로 달려갈 정도다.

안 대장도 만만치 않다. 그녀 또한 소방대 활동 15년차 베테랑이다. 도농지역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곳 저곳을 다니며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남양주 도농지역에서 모르는 사람 없어

의용소방대로서 활동은 다양하다. 심 전 대장은 “의용소방대는 소방원들과 함께 일한다. 화재나 인명구조 등 전문 인력과 장비, 기술이 필요한 상황에는 소방원들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재해 복구 등 많은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한 현장에는 발 벗고 나선다”면서 소방대활동에 자부심을 내비쳤다.

특히 여성의용소방대의 경우엔 지역 봉사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재난 발생 시 전 대원이 출동해 현장 통제와 구급 및 복구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화재예방과 생활안전사고 교육 및 훈련, 노인봉사, 장애인 체육대회 등 행사 보조 및 음식봉사, 재난 관련 캠페인 추진,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재활원 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 대장은 “봉사가 너무 재미있고 보람된다. 이 지역에서 여성대가 처음 발대된 것이기에 힘들기도 하지만 대원들이 잘 따라주는 것이 매우 고맙다”며 뿌듯해 한다. 이어 그는 봉사의 아쉬움도 토로했다.

20살의 정신지체 여성이었어요. 목욕봉사를 하다 그녀의 발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발에 못이 박혔었는지 못의 독성 때문에 상태가 심각해 한 달 동안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죠.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 봉사였지만 그녀의 가족들에겐 아니었습니다.

딸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녀 상태가 심각해 졌다면서 한소리를 하시더라고요. ‘나의 보람이 상대방에겐 아닐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맥이 빠지면서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일들이 그녀의 소방대 활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람을 느끼는 날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운 기분은 금세 사라지기 때문이란다.

봉사의 참 의미 잊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

두 사람은 각각 10년 이상 의용소방대 활동을 해오면서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여건에 부족함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스스로가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지만 활동 기반이 탄탄하다면 활동분야와 영역 등을 넓혀 더 나은 봉사활동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그들에게 신임받는 의용소방대가 되기 위한 노력에 비해 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심 전 대장은 “타 지역의 의용소방대 인원은 남녀 각각 30~50명인 반면 지역대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도농지역대는 각각 20명씩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도농·지금동의 인구가 5만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인력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안화자 여성의용소방대 대장이 발대식에서 힘차게 깃발을 흔들고 있다.

또 그는 도농지역 119안전센터 창설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도 의용소방대 도농지역대는 본 사무실로 금곡 여성소방대와 119안전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도농파출소 옆에 여성의용소방대 이름의 컨테이너 사무실이 생기긴 했지만 그마저도 협소하다.

안 대장은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의 봉사활동이지만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웃으며 말한다.

“지금 현재는 봉사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요. ‘여건이야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여유있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소방대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저희를 믿고 지켜봐주시는 지역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해야지요” 지역사회의 봉사자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도농지역 소방홍보 및 각종 개난 예방활동의 기수로 이웃이 필요로 하는 곳에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두 사람.

지금도 지역 어디에선가 참 봉사활동의 의미를 되새겨 빛나는 조직 활동에 여념이 없을 것을 생각하면 흐뭇해진다.

글┃안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