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택환경위원회 전명수 위원장

인간은 누구나 쾌적한 환경 속에 살기를 원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에도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존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환경권을 명문화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평택, 특히 포승읍땅은 환경청정 지역으로 각인돼 왔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발달과 도시화로 인해 1978년 평택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가스공사 LNG 저장탱크, SK LPG저장탱크, 석유공사 지하저장탱크, 해군제2함대 등 시민 기피시설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청정 평택을 잠식해버렸다. 그 중에서도 LNG저장탱크야말로 대규모 저장용량과 잠재적 폭발위험성때문에 지역주민들을 불안케하는 대표적 시설물로 지역주민들간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평택LNG기지의 기존설비문제도 문제이거니와 산업단지의 특수성, 국가에너지정책, 가스공사 특별법 등을 내세우며 환경영향평가도 실시하지 않은채 추가적 증설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근 지역주민들의 의사는 철저히 무시된 채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 일변도를 취하고 있다. 그 명분이 합당할 지라도 지역주민의 협의나 동의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LNG저장탱크 증설공사는 쉽게 용납할수 없는부분이다.

‘엉터리’ 환경영향평가
2000년 5월26일 실시한 남양만일대 LNG평택생산기지 3차 확장공사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가 기지확장을 위한 25만평 규모의 해안매립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를 대우엔지니어링에 의뢰, 부경대 해양과학연구소 등과 협력해 해양생태계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엔지니어링측은 지난 97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같은 해 12월4일부터 10일까지 두차례에 걸쳐 철새도래지에 대한 피해항목은 제외한 채 해양동식물에 미치는 영향, 해양 수질조사만을 파악, 지난 98년 9월 한국가스공사에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보고서를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조사시점이 어족량이 감소하고 산란기를 피한 가을철에 실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숱한 의문과 모순이라는 지적속에 증설공사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한국가스공사측이 관련 지방자치 단체에 여러가지 방법의 주민지원 약속을 제의했다. 실제로 LNG냉열을 이용한 아이스링크장(빙상경기장)과 주민소득사업연계 지원책, 지역 고용창출을 위한 직원채용등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이행된 사업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인천 송도LNG기지의 가스누출사고 때만 해도 ‘은폐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언론에서 보도됐고 이에따른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한국가스공사측이 천명한 바 있다. 이와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평택기지의 LNG가스누출 사고가 터져 나왔으며 LNG탱크 안전성이나 관리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점검과 투명성 있는 공사측의 답변을 제시하라는 여론이 고조됐다.

지난 84년 멕시코시티 북방 10Km지점의 국영 페맥스석유회사의 천연가스 공장단지의 연쇄폭발사고로 주변지역 주민 544명이 사망하고 1천500여명이 부상했으며 10만명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사건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이전에도 1973년과 1944년 미국의 경우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됐고 국내에서도 아현동과, 대구, 평택지역 등지에서 가스폭발 사고로 인한 피해사례가 수차례 발생했다.

‘안전 불감증’이 빚은 가스누출 사고
평택 LNG기지 또한 1999년 부실시공으로 인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받은 사례를 보더라도 그동안 안전성을 강조해온 한국가스공사측의 주장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견제와 감시의 기능이 미약한데 따른 것으로 지금이라도 LNG탱크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방안과 함께 안전대책에 대한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헤저드에 빠져있는 한국가스공사를 감시하고 감독할수 있는 가스안전관리위원회 설치를 담고 있는 LNG기지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이 하루속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그동안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민원속에서도 한국가스공사측은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과는 달리 LNG사업은 주변에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연료다”라는 말로 일관되고 통일성(?) 있는 답변으로 묵묵히 버텨오는 거대공룡과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발전용 핵발전 및 핵폐기물 주변지역은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안전성에서도 LNG탱크가 더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삼척동자도 알 사실이거늘 이번 가스누출 사고와 관련해서, 그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수 없다는 것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대의적 명분은 ‘궁색한 변명’ 불과
더욱이 이 같은 위험속에 살아가는 LNG저장탱크 인근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LNG공급을 받지못하는 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한국가스공사가 기업이익에만 급급한 일면을 보여주는것으로 그 어떤 말로도 합리화 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크게 바라는 것은 없다. 다만 그동안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한국가스공사의 태도가 인천송도 LNG가스탱크기지와 평택 LNG가스탱크 누출사고를 통해 뼈깊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안전과 생존권을위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있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환골탈태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