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 감사 기간 동안 일부 의원들은 ‘재난’에 대한 마인드가 주효하면서 ‘탁상행정 행태가 자취를 감췄다’고 한 반면 또 다른 의원들은 많은 자료와 이를 근간으로 한 분석을 통해 핵심내용을 꼬집어 내 ‘안전 불감증’에 사로잡힌 관련 책임기관, 특히 공사에 대한 ‘재난인식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각 위원회 별로 공사 사장과 임원진들이 증인으로 나와 국회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답변하느라 진땀을 빼는 장면도 연출됐다. 산업자원위원회(감사반장 이윤성(한나라당))는 10월 19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대한 안전의식 결여를 문제 삼았다.

산업자원위원회 이규택 의원(한나라당 여주·이천)은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인천기지와 평택기지 가스누출사고 발생과 관련, 관리운영 책임이 있는 가스공사와 시공설계 책임이 있는 시공사간 책임 떠넘기기만 급급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본지(11월호)에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5년 9월 14호기를 시작으로 2006년 5월(15·16호기), 2006년 10월(17호기)등 인천 송도신도시 인근(연수구 동춘동)의 가스공사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내에 있는 저장탱크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났으며, 평택 LNG생산기지에서도 올해 7월 가스 누출 사고를 뒤늦게 상부에 보고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의원은 “지중식 저장탱크 도입과정에서부터 철저한 도입 타당성 검증이 미흡해 시공 및 검사과정에서 계약기준과 다르게 시험방법을 변경, 필수적인 시험절차를 생략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됐다”며 “인수 후 탱크운영기준 미비로 시운전 초기부터 가스누설을 검지하고도 운영을 강행한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를 가스공사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가스공사는 학계, 업계, 연구소 등 국내·외 전문가 11명을 비롯해 가스안전공사 직원 9명이 참여해 이달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사고 원인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관련해서는 어린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부지 내 차량운행이 빈번한 고가도로 밑에 설치된 정압기 중 일부가 방치돼 시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최근 3년간 가스사고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가스안전공사의 대책이 미온적인데 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전체 재래시장의 가스안전 등급 중 B~E까지 총 706곳, 63%에 해당되는 시장이 가스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은데 대해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까지 유통산업발전에 따른 3천㎡ 이상의 시장만 관리했으나 올해는 거의 모든 재래시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산자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지난해 5월 서울 방화동 방신시장에서의 폭발사고로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당시 시장에는 해당 상가 이외에도 가게 6곳의 벽과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 옆에 주차 된 차량 7대가 크게 부숴지는 등 사고여파가 컸던 점을 각인시키며 대형사고 위험에 벗어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통해 가스안전 의식을 높여 줄 것을 주문했다.

농림해양수산위(감사반장 권오을(한나라당))의 경우 같은 달 17일 해양수산부를 시작으로 한국농촌공사, 항만공사에 대한 질의와 함께 26일에는 제주 감귤농가와 태풍 피해 농가를 시찰했다. 한국농촌공사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신중식(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한국농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92%가 1970년대 중반 이전에 설치 돼 기상이변 시 대형 재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아울러 둑 붕괴 위험을 무시한 뉴올리언스 참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사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건설교통위원회(감사반장 조일현(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위원들은 10월 19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국내 고속도로 터널 중 터널길이가 1천m 미만인 터널이 전체의 82%를 차지한 149개소에 달하는 데 이들 터널은 자동화재 탐지설비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질식을 피할 수 있는 제연시설과 같은 기초시설이 갖추어 져 있지 않은 데 따른 관련자에 대해 문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