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를 대상으로 한 이번 국정감사에서 건설교통위 소속 위원들은 주공이 해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아파트 단지내 어린이 놀이터 오염문제에 대해서도 팔짱만 낀 채 조사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데 대해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혔다는 말로 대신 했다.

오염, 조사 관련 규정 없다며 방치
주공이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 오염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후에도, 해당지역에 대해서만 모래소독을 실시하고, 중금속이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놀이시설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대다수가 수선이 필요한 상태로 밝혀졌다.

윤두환(한나라당)의원에 따르면, 2007년 6월말 현재 주택공사가 주택관리공단에 위탁관리하고 있는 총 242단지 중, 모래에 살충제 살포나 방역을 한 곳은 개 회충 알에 감염된 것으로 보도된 수원 매탄6, 수원 우만3, 청주 용암2, 천안 쌍용5-2, 광주 운남7, 문경 모전2 등 8곳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주공은, 공동주택 어린이 놀이터 모래 감염조사는 2006년 대전 문화1, 대전 구봉 8-2만 실시했고, 검사항목도 개 회충 알에 한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진 어린이 놀이터 시설물에 대해서는 단 한 곳도 오염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공동주택관리에 상당수 허점이 도출 됐다는 게 윤 의원의 말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중금속이나 개 회충 알, 기타 병원균에 오염된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들은 이에 대한 저항력에 약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모래교체나 소독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공기업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예산사정 등으로 인해 매년 어린이 놀이터 모래를 교체할 수 없다면, 우레탄이나 고무매트로 교체할 필요가 있고,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 놀이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우레탄이나 고무매트로 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개 회충알에 감염될 경우, 간이나 신장에서 심각한 염증성 질환을 일으키고, 알레르기성 육아종이나 시력장애를 유발하고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면서, 독일에서는 어린이 놀이터 모래를 6개월에 한 번씩 교체하도록 강제돼 있다고 요약 발표했다.

공공임대주택 노후화 진행 수선필요 윤두환 의원(한나라당)은 주택공사로부터 입수한 ‘공공임대주택의 전용구간 노후화 실태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의 88%가 수선이 필요한 상태이며 이중 32.7%는 전면수선 및 교체가 필요할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면수선 및 교체가 필요한 경우(32.7%), 상당부분 수선필요(23.9%), 부분적인 수선필요(31.4%)는 전체 88%를 차지한 반면 수선불필요(10.8%), 전혀 결함 없음(1.2%)은 전체의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종별로는 전기·통신, 건축시설물에 비해 기계시설물의 노후도가 더 컸으며 세 공종 모두 상당부분 수선이나 교체가 필요하다고 단정했다.

기계시설물의 경우 △수전류 △렌즈후드 및 방화 담파 △위생기구 △냉온수계량기 △배관류 △개별보일러 순으로, 전기·통신 시설물은 △차임벨 △실내등기구 △스위치·콘센트·TV유니트 △인터폰·스피커 열연감지기 △세대분전반 △전기계량기 순의 노후도를 보였다.

윤 의원은 “주택노후화는 건물의 내구성, 안전성 등 기능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건설초기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법적 제도적 구속력이 없어 사실상 관리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기존 주택은 물론 향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될 공공임대주택을 위해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5년간 295건 안전사고 발생 김선미 의원(참민주연합)이 주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주공 건설현장에서 총 295건의 사고가 발생, 사망 46명, 24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95건의 사고 중 추락으로 인한 사고가 1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도(넘어지는 것)로 인한 사고가 6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시공사가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사용해야 할 안전관리비를 다른 용도로 전용해 쓰는 바람에 안전휀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데 있다고 김 의원은 질책했다. 실제 안전벨트만 착용했더라도 추락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만 주공과 시공사는 인부들이 안전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작업할 경우 작업속도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제대로 지도나 단속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전시설 미비로 인한 사고 발생에 있어 하도급 업체에 책임을 전가, 실제 산업재해보험 처리를 하지 않은 경우도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통계로 나타난 사고율 보다 실제 사고율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시공사는 안전관리비를 전용하지 말고 주공 역시 안전관리비기 안전시설 등에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감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