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가스공사 정압기지에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진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가스누출 등으로 인한 지진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진감지장치가 설치·운영되고 있는데 수년 전부터 성능저하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명규 의원(한나라당)은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제출한 ‘지진감지장치 성능개선 검토서’를 인용, 정압기지에 설치된 93개의 지진감지장치 중 78.5%인 73개가 고장이나 성능저하로 지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73개 중 83.6%는 부품이 단종돼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성능저하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돼 왔고, 고장은 지난해 2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 1년 이상을 방치하는 등 중요사안데 대해 안일하게 대응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줄 것과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에 지진감지장치를 설치하고(도법규칙 별표 5 제4호 마목), 관련 고시에 지진감지장치는 신속하게 감지 및 측정해 상황실에 통보할 수 있도록 항상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도시가스안전관리기준통합고시 제2-25-4조) 명시돼 있는 점에 비추어 명백한 법규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가스안전공사에서 정압기지 등 가스공사 공급관리소에 대해 매년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도 정기검사시 이러한 지진감지장치의 문제점들에 대한 어떠한 지적이나 시정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가스저장시설 관리실태 허술
오영식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은 인천지중식 탱크 가스누설 사건의 경우 한국가스공사 자체 특별조사단, 그리고 감사원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살펴본 결과 단순한 누출사고가 아닌 것이 확인됐다고 포문을 연 뒤 설계에서 관리까지 각 단계별로 많은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는 96년 당시 지중식 LNG 저장탱크 도입을 결정하면서 외국기술로만 설계·시공되는 모델에 대해 철저한 도입타당성 검증절차 없이 도입결정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일본에서만 지중식을 운영하고 있었고, 일본에서도 당시 시운전중이어서 충분한 운영실적이 없던 터라 기술적 사항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냉공간에 질소를 주입해 메탄가스를 낮추는 방법이 설비를 운영하는 과정에 와서야 검토·시행됐고 시공단계에서도 무리한 진행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탱크 지붕 제작에 대한 검증시험을 수행함에 있어 계약서 검사방법과 다르게 진행하여 검증시험이 철저하게 시행되지 않았으며, 공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시방서에 명기된 순서와 달리 작업을 수행하는 등의 시공절차 위반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운영기준 수립에 있어서도 계약조건과 다르게 지중식 탱크를 인수·인계했을 뿐 아니라 보냉공간 관리 기준치와 계약기준치를 혼동해 이를 적용했을 뿐 아니라 인천 지중식 탱크는, 보냉공간에 메탄가스가 검출됐을 경우, 이를 자동적으로 감지해 메탄가스 농도를 낮추는 ‘질소압력유지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데 1차적 원인이 있고 설비가 오래될 경우 이러한 누출의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인데도 이에 대한 검토가 없다보니, 안전과 직결된 시스템이 누락돼 기지 건설과 함께 관리시스템상에 치명적 오류를 범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허위보고로 조사 전까지 몰라
문제가 된 곳은 외부 콘트리트 구조물과 안쪽의 멤브레인 사이인 보냉공간. 이 보냉공간은, 계약조건에 의해서도 그렇고, 운전지침서에도 메탄농도가 0%로 되어 있는 만큼 누설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는 ‘자체 LNG 저장탱크 관리기준’상의 메탄농도가 30 LEL% 이하이면 문제없는 것으로 해명해왔으나 이는 지상식 탱크를 대상으로 한 기준으로 “엔진오일이 새는데 오일 새는 것은 문제없으며 엔진오일을 계속 주입하면서 주행하면 문제없다고 설명한 셈”이라고 문제점을 끄집어 냈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본 데 대해 오 의원은 “실제로 현장이 다른 관리직이나 상부와는 별개처럼 폐쇄적으로(괴리) 운영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임에 따라 단순히 부사장 밑에 안전품질환경팀을 신설함은 물론 더 나아가 저장기지의 업무와 관리실태 전반에 대한 점검, 그리고 관리상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이 기회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의원은 인천 지중식 탱크의 경우에는 운전지침서에 분명하게 메탄농도가 ‘0’이어야 하며 이는 계약사항일 뿐 아니라 안전운영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인 데도 현장에서는 일정부분 누출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안이한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

재래시장 시한폭탄과 같다

일반 재래시장의 경우 안전의식에 대한 인식이 낮고 각종 시설들이 무분별하게 난립되어 사고 위험이 높아 대규모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불러 올 수 있다.

오영식 의원은 일반 재래시장의 경우 대부분 생계형 상인들로 안전의식이 낮고 전기·가스시설의 무분별한 증설 등으로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데다 소화기구 설비가 미흡,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자부는 재래시장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국의 1천660개의 재래시장의 가스와 전기시설에 대해 전기안전공사와 가스안전공사가 공동으로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전기시설의 경우 1천522개소 시장 중 관리상태가 취약한 곳은 7.8%인 130개소로 나타났고 가스시설은 검사대상 1천16개 시장 중 46%인 513개소 시장이 부적합한 판정을 내렸다.

재래시장의 경우 가스사업법에 의해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 대상에 포함, 매년 이를 실시했음에도 특별 점검에서 불량률이 43%에 달하는 데는 가스시설에 대한 가스안전공사의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향후 법정 검사시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해 재래시장의 범위를 확대하고, 새롭게 포함되는 재래시장 및 점포가 모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산자부, 지자체 등과 업무협조를 하는 등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