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기상청을 대상으로 벌인 국정감사에서 김영선(한나라당) 의원은 디지털 예보와 관련, 욕심만 앞선 전시행정 일뿐이며 신중한 접근 없이 서둘러 시작하면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자동기상관측장비 절반이상이 내구연한을 초과해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상청의 예보 능력 저하는 방만한 운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기상청, 디지털 예보 성급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영선 의원은 “2005년부터 시범시행 해 온 디지털 예보는 수치예보모델 정확도 세계 2위 국가인 영국 기상청(Met Office)에서도 정확도가 낮다는 이유로 2011년 이후에나 시행하는 서비스로 수치예보모델 정확도가 11개국 중 10위인 우리나라가 무리하게 추진한 디지털 예보는 결국 약 22억 원의 예산을 들인 채 미뤄지고 말았다”며 “기상청의 디지털예보가 기상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 없이 너무 서둘러 시작한 탓에 이 같은 우를 범했다”고 말했다.

문어발식 기상정책 질타
기상예보 선진화를 향한 발목을 붙잡고 있는 데는 이외에도 기상청 연구개발 사업이 3년간 특허 1건, 실용화 0건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데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의원(한나라당,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은 기상청을 대상으로 벌인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의 방만한 운영이 예보능력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선 의원은 “각종 기관에서 기상청이 1일 평균 데이터 수집에 집중, 이를 통해 예측수치모델의 정확도를 높여야한다고 하면서도, 기상청의 올 한 해 동안의 업무 현황을 보면 △신속하고 정확한 악기상 대응체계 구축 △기후변화 적응·대응 역량 강화 △지진·지진해일 대비 능력 제고 △고품질 기상정보 생산 △기상정보의 고부가가치화 △기상행정 기반 구축 △기상정보 활용 극대화를 통한 국내외 협력강화 △수요자 중심의 대국민 관계 강화 등 너무 광범위하다”고 언급한 뒤 “이처럼 많은 사업을 총괄했던 탓에 기상청의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기상예보가 질적으로 저하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생산기술과 사회영역이 유비쿼터스 체제로 고도화되면서 기상정보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국민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만큼 핵심 업무에 집중할 것과 기상정보를 다양하게 가공하기 위해 민간예보사업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예산과 관련해 김 의원은 “기상청의 기상지진기술개발사업 예산은 2001년 27억원에서 2007년 70억원으로 약 160% 증가했는데, 해마다 증가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도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앞으로 기상산업의 발전까지 염두에 둔다면 연구성과의 사업화에 주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역설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 연평균 장애 446건
기상청의 541개의 자동기상관측장비 중에 내구연수 이내인 장비가 절반도 되지 않는 221개에 불과하고 내구연한 5년인 장비를 10년 이상 사용한 기기도 38%인 208개에 달하는 등 기상장비의 노후화가 심각한데도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현황은 미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유지보수는 기상청 업무를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 요소임에도 유지보수에 대한 계약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 해 400건 이상의 장애가 발생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에 대한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며 “기상청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하지 않고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업무를 외면한 채 중복된 정책을 고수하는 바람에 예보 정확도를 높이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2011년 예보 구체화
김영선 의원은 영국 BBC방송 보도를 인용 “영국의 기상학자들은 향후 기상캐스터들이 시 단위의 일기예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호우발생 몇 시간 전 발표됐던 기상예보가 큰 지역별로는 정확했지만 좀 더 작은 지역으로 나뉘어 봤을 때 호우로 인한 영향을 받을 지역과 강 등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데 뼈 깊은 성찰과 함께 과오를 인정, 2011년 경에는 기상변화에 대한 예보계획이 좀 더 구체화 하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따른 기상산업 발전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