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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다’로 변한 검은 재앙
손 놓은 초동대처가 사고 키웠다
2007년 12월 13일 (목) 10:21:47 안영건 기자 ayk2876@hanmail.net

   
 
   
 
지난 12월7일 발생한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검은띠를 형성하면서 남하하고 있는 죽음의 바다 현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라는 말밖에 떠올리지 않았다. 태안군을 비롯해 피해지역이 특별재난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출어를 하지 못하는 어민들은 초기 방제작업 실패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본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진 재난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해양방제분야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악화일로로 치달은 원인을 진단하고 '내일의 삶'을 기약할 수 없는 재난앞에 처한 어민들을 만나 애환을 들어 보았다. 

지난 1995년 ‘씨프린스호’기름 유출사고와 이번 ‘허베이 스피리트(이하 스피리트)호’의 사고는 지형적, 외형적 조건을 다르지만 인재(人災)라는 점에선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사고지점에 있어 방제작업의 시간적 여유는 이번 태안에서 발생한 스피리트호 사고가 훨씬 유리했으나 해양오염 재난에 대비한 매뉴얼의 이행 미흡, 손놓은 초동대처로 넋놓고 있다 피해를 최악의 상태로까지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운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특성상 기름이 어느 정도 응고된 만큼 방제 작업이 수월할 수 있었음에도 해경은 지난 7일 사고 발생 직후 이번 사고가 육지에서 8km 정도 이격돼 있는데다 바람 또한 바다쪽을 향해 불어 원유의 해안 유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기상이나 해상 상황을 감안한 모의실험 결과를 인용, 빠르면 24시간, 늦어도 36시간 이후에나 해안으로 기름띠가 흘러올 것이라고 오판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고발생 13시간이 지난 7일 오후 8시경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일대와 학암포, 만리포 등으로 기름띠가 밀려들어 바다는 순식간에 ‘검은 바다’로 변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취재진이 태안 일대 해안을 둘러본 결과 만리포와 천리포 등 유명 해수욕장의 경우 군?경,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이 일사분란하게 방제 장비와 물품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으나 파도리와 구름포 같은 소규모 해안지역의 경우 지역 주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되면서 관련 장비나 물품지원이 늦어져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부 방제작업을 진행했던 사람들 중 구토와 두통을 호소해 응급조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초기예상과 피해 범위가 경기만, 안면도 일대까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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