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재난 관련 금융상품이 하나의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재난이 다양화·대형화되면서 이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깨끗한 미래를 위한 투자인 ‘환경펀드’에서부터 재난 걱정 덜 하는 ‘보험’까지,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소개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각종 자연재난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더 이상의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 및 기업들의 노력들이 크고 작음을 떠나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환경 및 재난과 관련한 금융상품의 출시도 이러한 친환경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환경 살리고 나도 살리는’ 각종 섹터 펀드에서부터 자연재해 발생 시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재난관련 상품들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세계 곳곳에서 재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인류의 생존과 연관되어 있어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환경펀드, 테마펀드 시장의 새로운 주역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각종 재난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경이 새로운 사업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며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유럽 등 외국에는 2000년 무렵부터 환경펀드를 출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가 본격 발효되면서 지난 1~2년 사이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아시아지역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대표적인 예로 최근 공해배출 대국으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에 환경에너지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의 면면도 결코 만만치 않다.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하나다. 앞으로 지구촌 경제는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발전 방식을 환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류의 생존과 연관되는 필수조건이 됐다. 산은자산운용 글로벌투자본부의 서기원 상무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이러한 섹터펀드가 출시되었다. 유럽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계속적으로 집중되면서 미래 성장산업으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국제적인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에도 흘러들어 ‘환경’이라는 테마에 급격한 관심을 갖게 했다. 펀드운용사들이 앞 다퉈 ‘환경 펀드’를 출시하게 된 이유다. 국내에 본격 출시된 것은 지난해 초 부터로, 특정 섹터에 투자하는 테마펀드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너지 펀드는 수익률 쏠쏠
그렇다면 환경펀드들의 수익률은 현재 어느정도일까? 지난 4월 중순에 첫 선을 보인 국내 ‘물펀드’는 물 관련 산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아직까지 수익률은 저조하다. 규모면에서는 삼성이 단연 앞서고 있다.

삼성운용의 ‘삼성글로벌워터펀드’는 지난해 11월 말까지의 총 설정액이 1조3,930억에 달하고 있지만 6개월 수익률은 2.4~3.95%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에 내놓았지만 총 설정액 512억에 불과한 한화의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형펀드’도 수익률은 삼성과 다르지 않다.

산은운용의 ‘산은S&P글로벌워터주식형펀드’ 총 설정액은 416억원으로 6개월 수익률은 2.78~3.72% 정도이고 한국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워터펀드’도 총 설정액 499억원에 3개월 수익률은 4.81~5.52%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가 연평균 8~10% 성장이 기대된다는 골프먼삭스의 자료나 외국에서 운용중인 물펀드 등이 최근 3~5년간 23%의 수익률을 낸 것에 비하면 국내 물펀드의 수익률을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펀드 설정기간이 짧은 이유도 있지만,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증시에 속한 기업들에게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은자산운용 글로벌투자본부의 서기원 상무는 “물펀드는 상당부분이 인프라펀드에 속해있다. 인프라 분야는 섹터로 보자면 공공자원관리 분야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으로 다른 대부분의 펀드들의 수익률이 올라도 물펀드와 같은 인프라 분야는 상승변동폭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구온난화 펀드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KB운용의 ‘KB지구온난화테마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12월까지 총 설정액 49억원으로 같은 해 8월 20일 설정 이후 9.8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대신운용의 ‘대신지구온난화투자주식형펀드’도 출시 3개월 만에 7% 수익률로 치고 올라섰으며 계속해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체·클린 에너지 관련 펀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까지 알리안츠자산운용에서 내놓은 ‘글로벌에코테크주식형펀드’는 1,759억원, 삼성의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형펀드’는 1,388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다. 수익률면에 있어서는 산은운용의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형펀드’가 3개월 수익률 20.7%로 가장 양호하다.

풍수해보험, 전국 확대시행으로 가입 활성화 기대
한편, 직접적인 재난 발생 시 초래된 피해액을 보상해주는 개념의 ‘풍수해보험’은 환경 펀드와 함께 재난관련 금융상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06년 처음 출시된 풍수해보험은 매년 계속되는 풍수해 피해의 재정적 지출을 줄이는데 매우 효율적인 상품이다.

	산은자산운용 글로벌투자본부의 서기원 상무는 "환경 펀드는 환경이라는 테마 자체가 단기간에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 보다는 분산투자를 고려하고 증시흐름을 꾸준히 파악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봐야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 및 실제 수익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보상 수준은 매우 미미했다. 애매모호한 기준이나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피해지역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풍수해 보험은 적은 보험료를 내고 정부에서 보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2006년 7월 태풍 ‘에위니아’가 덮쳤을 때 주택이 전파됐던 경북 예천의 한 주민은 연간 9,800원의 보험료를 내는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1,500만원의 보험금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31개 자치단체에서 시범실시 됐고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하지만 전국적인 확대에 앞서 큰 문제는 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부족이다.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농가가 많은데다, 재해가 나면 정부에서 보상받으면 된다는 고정 관념이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들로 현재까지도 전체적인 가입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현재’아닌 ‘미래’위한 투자, 장기적 관점으로 지켜봐야
전 세계적 관심사인 ‘환경’은 사회적인 문제를 넘어서 투자 가치의 개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운용 해외투자팀의 성기용 선임은 “환경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다소 부정적이었던 초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며 “실제 환경을 테마로 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분석해보면 성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유망시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념해야 할 것은 환경펀드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같은 환경펀드는 아직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기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대안상품으로서 기회요인과 정책적인 육성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전망은 밝다. 또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특히 글로벌 주식시장 지수와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