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들이 일반화 된 지침속에 형식적 재난훈련을 하고 있다면 전북대병원은 이를 좀 더 구체화해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방사선사고에 대비해 인근 부대와 진료체계를 수립한 데 이어 사스와 조류독감 등 신종 전염병에 대한 대비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으로 평상시 재난대비책을 확보하고 있는 전북대 병원은 병원 내 응급의학과가 중심축이 돼 ‘전북권 대량 재난 발생 시 응급의료 지원계획’을 이미 수립해 놓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장응급소 활용 세부 지침 하달
김영곤 전북대학교 병원장은 이와 관련 “일단 수립된 계획에 의거, 대량 환자 발생 장소에서 응급의료에관한법률, 재난관리법률 등 관계법령에 의한 현장응급의료소를 즉각 설치 및 운영하고 세부업무수행절차를 정함으로써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토록 하고 있다”며 “재해가 발생 되면 ‘현장응급의료소’를 설치하게 되는데 의료소 설치 이전부터 조치가 취해지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일단 구급차가 현장에 최대한 신속히 출동, 조치를 하게 되고,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한다는 것이다. 의료소가 설치된 이후에는 모든 사항을 의료 소장에게 인계하고, 이동 응급의료세트를 현장에 투입하는 한편 응급의학과 의료진, 간호사, 응급구조사, 운전기사, 행정·설치요원 등으로 구성된 ‘응급의료지원반’이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보공조는 물론 신종 재난까지 대비
“응급의학과장을 반장으로 한 지원반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고 모의 훈련도 실시하고 있는 저희 병원은 전라북도, 도 산하 소방본부, 지역 보건소, 응급의료정보센터 등 유관 기관과의 협조 체제도 상시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재난에 대비 정보공유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대형 교통사고나 화재사고, 각종 자연재해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준비는 기본이고 근자에 들어 이러한 재난 외에도 방사능 누출이나 조류독감, 사스 같은 전염병 등 신종 재난, 재해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이러한 일련의 위협으로부터 도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세부지침도 마련해 놓았다.

일단 방사능 누출과 관련해 전북대병원은 지난 해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와 ‘방사선사고 환자발생 대비 진료체계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방사선 피폭 환자에 대한 의료지원체계를 구축키로 약속했다. 현재 방사능 사고 환자 발생에 대비해 핵의학과·응급의학과 등이 주축이 된 ‘전북권역 방사선비상진료센터’와 진료지원과, 제38전투비행전대 기지작전계, 의무대 등과 비상연락체계를 갖춰 논 상태로 피폭환자 발생 시 제염 및 환자 1차 비상진료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 훈련 실시와, 실제 방사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병원이 방호복, 장갑, 마스크 등 방호 장비와 의학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전북권역 방사선비상진료센터와 진료지원과는 실제 상황을 대비해 정기적인 모의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스와 조류독감 등 신종 전염병에 대한 대비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염병 발생시 ‘음압격리병실’ 활용
전북대병원은 지난 8월 질병관리본부가 추진하는 ‘2007 국가지정격리병상 음압유지시설 확충사업’에 선정돼 모두 12억2,8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격리병상을 확충 한데 이어 ‘국가지정 격리병상’은 법정전염병 환자와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는 등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도지사 요청에 따라 국가 격리병상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평상시에는 결핵 및 전염병환자 격리를 통해 전염병 전파 방지와 병원 감염 예방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음압격리병실’은 병실 내부의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외부 공기만 유입되는 병실로 주로 수두, 결핵, 홍역 등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염되는 ‘공기매개질환’ 환자의 격리 치료를 위해 이용되는 시설로 운영돼 ‘사스’와 같이 감염 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신종 감염성 질환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에 음압격리병실에서 환자를 격리치료 할 수 있다고 부언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호흡기로 감염되지 않는 여타 감염성 질환 환자를 위한 격리 병실도 20병실이 추가돼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 구축 선행돼야

	김영곤 전북대병원장은 "각종 사고 및 자연재해 등에 대한 준비는 기본이고, 방사능 누출이나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 등 신종 재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진 병원에서는 이미 로봇 수술 등 첨단 의료기술이 보편화 돼 있다는 김 원장은 현재 재정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도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첨단장비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진료 시스템을 환자중심으로 개선해 나감으로써 환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잦은 이동과 대기시간과 관련, 전북대병원측은 현재 진료과 중심의 진료 방식을 차차 질병 중심으로 ‘센터화’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자가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진료센터’도 병행해 구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폐질환센터, 간질환센터 등으로 병원 내 모든 진료 영역에서는 안 되더라도 경쟁력 있고 가능한 부분부터 도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에 있어 ‘병원은 무엇’ 인가라는 질문에 “국립대학교병원은 절대로 재정적 이득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재정적 이득이 아닌 양질의 진료, 인재육성, 창의적 연구, 사랑 실천과 함께 유사시에 있을지도 모를 재난에 대비하는 데 목적을 맞추고 모든 의사들과 간호사와 함께 연구하는 병원이 되도록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