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y Ee(BCP asia 대표)

	유종기(영국BCI 한국대표)

의료산업, 특히 병원의 경우 BCP를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응급 환자에 대한 치료와 보호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좀 더 확대해 본다면 환자에 대한 의료정보의 백업관리, 의료장비, 약품에 대한 비상 시 공급망 확보 그리고 전력, 용수 수급계획 (조류독감 등 신종 전염병 대한 대응계획을 따로 수립할 것인 지 등도 포함)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시급성을 요하는 환자에 대한 보호·응급치료서비스와 같은 특수업무의 존재, 그리고 현실적으로 의료정보의 기록, 보관 등을 포함하여 병원 업무들이 아직까지 자동화가 아닌 수작업(manually)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등 재해복구, 대응을 위해 해야 하는 준비는 다른 산업에 비해 많고, 복잡할 수 있다.

지난 10월호에서 ‘재난관리시스템 개발에 한창인 뉴욕의 병원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는 미국 병원 BCP의 경우, 미국 의료기관평가합동위원회(JCAHO, Joint Commission on Accreditation of Healthcare Organizations)와 의료정보보호법 HIPP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 Accountability Act)에서 의료정보에 대한 보안 및 데이터 백업·재해복구계획 및 BCP(1996년 제정된 이 법률에서는Contingency plan, Emergency mode operation plan 등의 이름으로 명시) 구축을 요구하고 있고, 9.11 테러, 조류독감 등 여러 리스크에 대한 인식증대로 대형 종합병원 이외에도 지역의 중소형 병원까지 활발하게 BCP의 도입과 구현이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병원, 2005년부터 BCP 도입
아시아 의료 허브(Hub, 중심축)인 싱가포르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인 SingHealth Group 산하 주요 병원은 이미 2005년부터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가 도입, 구현되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17개가 넘는 민간병원 역시 2008년 내에 싱가포르의 BCM 국가표준인 TR 19(Technical Reference for BCM, SPRING (Singapore gov't), 2005)에 대한 인증(certification)을 획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초 싱가포르도 역시 조류독감 등의 전염병(pandemic)에 대한 영향과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특히 병원, 의료산업에서 관심과 적극적 참여로 개별 기관 별 역량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특성에 맞는 BCP 수립해야
환자의 생명(human life)에 대한 이슈가 가장 강조되어 관련 전략과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는 Healthcare BCP는 BIA(비즈니스영향분석), RA(리스크평가) 등을 수행할 때 정량화하는 재무적 영향 분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물론 표준화된 BCP방법론은 공통적으로 적용하되 중점관리대상, 취약 위험요인, 전략 수립 시 고려사항(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금융산업에서 대안으로 마련하고 있는 대체사업장 복구전략을 병원에 대해서는 적용할 수 없고, 모의훈련 수행에 있어서도 제약사항이 많으며, 임직원의 20~50% 수준의 결근, 결원의 경우를 가정하는 전염병 대비 계획(planning for the pandemic flu)에 있어서도 병원 임직원에 대한 고려 뿐 아니라 환자유입 등에 대한 대비를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등)에 있어서 다른 산업의 BCP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의 BCP 구축 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환자의료정보의 전자문서화 Electronic Health Records (EHRs)
병력, 치료기록 등의 중요정보에 대한 열람,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환자의 보호, 치료에 큰 리스크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자문서관리시스템을 통해 기존의 서류, 종이문서를 전자문서화하고, 이에 대한 정보보호(information security)관리 뿐 아니라 데이터 백업을 통해 비상 시 사용가능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비상대응, 계획실행의 주체이며 주요자원인 임직원에 대한 보호 Staff Recovery/Planning
주요 재무적인 자산보다 우선하는 것이 인명보호이며 특히 재해, 위기상황 시 직원에 대한 안전파악, 복지, 지속적인 연락/통지 등 회사, 조직 입장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환자 안전 Patient Safety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대상으로 다양한 최악의 시나리오 (예. 생화학테러, 오염, 대량사상, 전염병 등) 상황 하에서 치료중인 환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조치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지침, 규정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치료중인 환자와 관련된 중요기록에 대한 확보방안을 이와 더불어 같이 생각해야 한다.

공공 안내, 가족 통지 등 Public Information/Notification
재해, 위기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소, 방법을 통해 웹 페이지나 비상 시 고객센터(핫라인) 등을 확보하여 중단 없이 공공 안내 정보와 환자 가족에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데이터, 시스템, 시설 복구 Information/Facility Recovery
비상 시에도 외부의 원격지에서 접근, 사용이 가능하도록 원격지 보관과 데이터 백업에 대한 준비는 가장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이며, 실제로 현재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근무지가 아닌 대체사업장 등에 대한 준비와 고려, 그리고 지역 정부기관, 긴급서비스 제공 기관과의 유대관계,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 역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지역 전체의 재해 (예상치 못한 환자의 유입) Regional Disasters
9/11테러의 경우 사고 발생 후 순식간에 대규모의 환자가 뉴욕지역에 유입되면서 업무마비가 발생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환자의 유입 등을 응대, 조치할 수 있는 방침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음성통화 커뮤니케이션 계획 Voice Communications Plan
비상 시 음성통화가 불통인 경우, 병원은 여러 협력관계에 있는 다른 병원, 지역 정부기관, 긴급서비스 제공 기관 등과의 대체 통신수단, 채널을 확보해놓아야 한다. 제품/서비스 제공업체 관리 Vendors 업무복구를 위해서 주요 제공업체는 임직원, 중요정보와 같이 복구를 위해 필요한 자원의 하나로 인식해야 하며, 모의훈련 등에 참여시키고, 주요 제공업체에 대해서는 BCP 관점에서 업체의 대응, 준비역량을 파악하여 주요 제공업체의 업무중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예방, 대비, 대응, 복구를 위한 모의훈련, 유지관리 및 검토수행 Prepare, Practice and Revise
계획의 실행가능성, 적절성을 주기적으로 모의훈련을 통해 테스트, 검토를 수행해야 하며, 특히 시설/장비의 추가, 개선, 임상치료 관련 시스템(clinical systems), 중요 의료정보 관리에 대해서 주의 깊게 그 변동사항을 가장 최근의 정보, 상황으로 갱신해야 한다.

	재해 위기상황시 직원에 대한 안전 파악, 지속적인 연락과 의논이 이루어 진다.

조류독감 등 전염병 대응에 관심고조
우리나라에서는 전염성 질병이 일반 기업의 비즈니스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은 이에 대한 관심이 현재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2006년 FSA(Financial Service Authority) 주관으로 금융권 전체회사가 참여하는 조류독감 대응 모의훈련을 수행한 바 있으며, 미국에서 올해 9월에 있었던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BCP 컨퍼런스에서도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에 대한 대응 이슈가 참가자들의 가장 큰 화두로 대두되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에서 2006년 ‘조류독감이 경제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특히 금융시스템 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여 대다수 국가에서 개별 금융기관 및 금융인프라 운영자들이 조류독감 감염 등으로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업무지속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을 수립하고 있으며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전염병이 크게 돌면 유통, 공급망이 제 기능을 못하고, 감염자,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인 노동력 감소가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노동력도 크게 줄어들어 결국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대부분의 활동이 잇달아 붕괴되면서 국가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감염관리사업이 효율적으로 시행되는 병원에서는 전체 병원감염의 약 3분의 1을 예방할 수 있다는 발표에 따라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보건후생국 차관보 알렉스 아자르(Alex Azar)는 미국의 경우 바이러스가 전염병 수준으로 번지면 10명 중 4명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는 감염된 노동자뿐 아니라 감염된 가족을 간호해야 하거나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노동자, 또는 검역하려고 강제 격리된 지역에 사는 노동자를 모두 포함해 계산한 수치다.

다음은 조류독감 등 전염병 발생으로 인해 예상되는 일반적인 영향과 충격을 6가지 정도로 나열하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 비즈니스연속성확보를 위한 고려사항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전염병의 발생은 BCP에서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고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는 임직원에 대한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게 되어 개별 기업에서 구현, 운영하고 있는 BCP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worst-case 시나리오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와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직원 사기저하 Employee's morale
동료나 가족의 감염으로 인해 직원 근무의욕, 사기 저하로 결근, 근무지 이탈 등의 결과로 이어져 전반적인 직원생산성이 저하된다.

장기 부재(결근) High Absenteeism
전염병 감염 정도, 진행 속도에 따라 일시적인 소규모의 인력손실(temporary loss)이 아니라 영구적이고 대규모의 인력손실(permanent loss)로 이어져 업무중단, 마비가 속출한다.

사업장 폐쇄(접근불가) Quarantined office
바이러스가 사업장 또는 사무실 내에서 발견되거나 하는 경우, 관계당국에 의해 폐쇄가 되는 경우 업무를 지속하기가 불가능하여 대체사업장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 속수무책이다.

관련 협력업체의 업무중단 Affected business partners
전염병의 창궐 등은 국지적이거나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주요 공급업체나 협력업체가 이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거나 중단되는 경우 대체수단, 채널을 확보해 놓았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업무를 지속하기에 역부족이다.

정치, 사회적 불안 가중 Politic and social changes
전염병이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에 대한 백신의 공급이 태부족일 경우 정치적, 사회적인 불안과 동요가 일어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통행금지 등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어 모든 개별 기업들의 비즈니스연속성 확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경제위기 Economy downfall
예전 SARS로 인한 경제손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백신을이 없는 심각한 전염병의 창궐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제 규모의 영향과 충격으로 확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