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6년 이후 거의 해마다 발생한 파주·연천 지역의 홍수는 임진강의 범람이 직접적인 원인 이었다. 그 대안으로 파주, 연천지역의 수해방지를 위해 임진강에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하는 것이 효과 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어, 1999년부터 한탄강 댐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성과 목적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는 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수자원공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수몰예정지인 연천군 전곡읍 고문2리를 찾아 한탄강 댐 지역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조명하고 향후 방안을 분석했다.

건설교통부는 2006년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을 고시, 댐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1999년 댐건설 계획 수립 이후 약 7년간에 걸친 사회적인 찬·반 논란을 잠재울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990년대 말 임진강 유역에 세 차례의 잇단 큰 물난리로 파주, 연천, 포 천 등에서 128명이 사망하고 3만1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직접적인 재산피해만 해도 1조원에 달하자 정부는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포함한 임진강 유역에 대한 수해방지종합대책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탄강댐 건설 발표 이후 댐 상류의 철원지역과 환경단체는 제방 등 다른 대안을 주장하며 댐 백 지화를 요구했다.

건설교통부와 하류지역 주민들은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댐 건설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임을 역설했고 건설교통부와 철원군, 댐 상·하류 지역 주민 간의 찬반 논란으로 갈등의 골이 심화됐다. 결국 특별위원회까지 결성하기에 이르렀으며 홍수조절을 주된 목적으로 하지만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환경적인 측면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의견이 분분했다.

한탄강홍수조절댐 건설 어떻게 이루어지나

	임진강유역의 큰 물난리로 인해 피해를 입자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수립했다.

한탄강홍수조절댐은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과 연천군 연천읍 일원 한탄강에 높이 83.8m, 길이 694m, 총 저수용량 2.7억㎥규모(소양강댐의 약 1/11)로 건설되며 총 저수용량 전량을 홍수조절에 사용, 군남홍수조절지(경기 연천, 홍수조절용량 0.7억㎥)와 함께 임진강 유역의 홍수피해 경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한탄강댐의 경우 홍수조절 전용댐으로 건설, 평상시엔 수문을 개방, 자연하천과 같이 운영하다가 홍수시에만 일시적으로 물을 저장, 홍수를 조절, 다목적댐과 달리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불필요하고 안개 증가 등의 환경영향도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댐건설 반대 주민들과 관련해서는 대화와 홍보를 통해 사회적 수용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다목적댐으로 전환할 경우의 개발규제를 우려하는 철원지역주민들과는 협약체결을 통해 다목적댐 전환방지 장치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탄강홍수조절댐이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잇점을 감안, 레크레이션과 관광기능을 대폭 확충해 환 경친화적 자원이 되도록 함은 물론 약340만평(11.4㎢)의 홍수터에는 자연생태공원, 들꽃광장, 자연습지 관찰시설과 같은 친환경 시설을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적 드문 쓸쓸한 고문2리 수몰예정지
지난 4일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고문2리 재인폭포 인근을 찾아간 본지 취재팀은 너무 조용한 마을과 몇 몇 가구는 흉가로 전락하고 상점들은 문이 굳게 닫혀 있는 현장을 둘러보고 삭막함을 느꼈다. 고문리에 당도하자마자 마주친 것은 포탄으로 인해 하얀 속살을 드러내놓고 있는 ‘다락터 사격장’이었다.

	고문2리 초입에 위치한 한탄강댐 수몰민종합대책위 사무실은 수자원 공사의 지장물보상협의가 집행되면서 왕래가 뜸해졌다.

한탄강댐 제1대책위원회가 내건 ‘죽을 수는 있어도 삶의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는 플래카드도 눈에 들어왔다. 어렵게 찾아간 한탄강 댐 수몰민 종합상황실 역시 사람들이 없고 회의탁자와 쇼파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도로변을 따라 걷는 한 아주머니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는 것이 없다”며 사양했다.

어렵게 말을 건네자 노 모씨(56)는 자신도 첨엔 한탄강 댐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했지만 수자원 공사에서 보상 외에도 여러 지원을 해준다는 약속에 찬성으로 바뀌었고 댐에 대한 마을 사람들 입장이 나뉘어 지면서 마을 분위기가 삭막해졌다고 회고했다.

어렵게 만난 대책위 관계자 역시 “오랜 공방과 반대시위에도 불구, 댐건설이 강행될 처지여서 체념, 수자원 공사의 실태조사를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어 ‘지장물에 대한 실태조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 몇 주민들은 인근 연천, 철원지역으로 자유이주를 생각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하게 될 이주정착지로 갈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 공사, 연일 계속되는 보도 해명에 분주
최근 한 언론보도를 통해 ‘한탄강댐 예정지의 마지막 겨울’이라는 헤드기사에서 “2008년부터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생계대책이나 이주단지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는 데 대한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지난 2006년 12월 20일 임진강 유역의 홍수조절 능력 확보와 홍수피해 경감을 위해 임진강 유역 홍수대책의 일환으로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기본계획을 고시하고 토지 등의 보상에 착수했으며 현재 한탄강 댐 1만5천551㎡ 중 공사부지 48만9천㎡(전체대비 3%)내 주택 등 지장물 보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해 7월 31일 한탄강댐 이주대책 추진계획이 수립, 보상절차와 이주대책 절차가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12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이주정착지와 자유이주 희망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에 따라 이주정착지를 조성해 입주토록 하거나, 이주정착지원금 등 현금보상을 받고 자유 이주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부언 설명했다.

이같은 이주대책은 이주대책대상자 중 이주정착지에 이주를 희망하는 세대가 10호 이상인 경우, 이주정착지를 조성하도록 규정 돼 있어 관계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대책을 수립,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유사실 확인된 100여가구에만 보상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실, 토지보상을 받아서 외지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힘겨울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농사를 천명으로 알고 살아가던 노인들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농사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몰민을 위해 이주정착지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제외한 조성원가로 입주비용이 결정된다고 밝혔지만 노인들에게는 이 입주비용마저 큰 부담이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한탄강댐 건설로 인해 천혜의 경관과 생태계를 파괴하는가 하면 댐 건설로 하천들이 콘크리트 더미에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상조차 받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데 있다. 무허가 건축물에 사는 노인이나 세입자들은 이주대책정책에 포함되지 않는다. 토지보상법상 무허가건축물에 살거나 수몰지역의 세입자는 이주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주정착지’ 역시 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수자원 공사 임진강건설단의 이승우 차장은 “100% 보상계획이 이뤄지고 있다”며 “100여 가구에 대해 이미 지장물보상(건물이나 유실수)에 착수했다”고 밝힌 뒤 “소유주가 확인된 가구에 대해서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차장은 또 “댐을 건설하는 동안 댐법 제41조에 의거 480억 상당의 정비사업비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 복지문화시설이나 공공시설, 주민 소득증대, 복지 증진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을에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 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 제18조 제4항 및 같은법 시행령 제9조 제3항의 규정에 의거 건설교통부에서 시행하는 한탄강 홍수조절지 편입용지 내 보존등기 등이 돼 있지 않은 토지의 소유사실 확인신청을 이해관계인들에게 열람한다’는 공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1월25일 선고공판 결과가 어떻든지 간에 주민들의 생계에 대한 확실한 지원책은 마련 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