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는 그러나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난 96년, 98년, 99년 등 3년간에 걸친 대규모 홍수로 128명이 사망하고 9천6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 임진강 종합 치수대책에서 근본적인 홍수방지를 위해 하도정비(제방증축, 하상준설), 한탄강 댐 건설, 조절지 설치, 천변저류, 농경저류, 분수로 설치 등 다양한 방법을 조합한 5가지 대안을 검토했다는 것. 대안 검토에 있어서도 사업비 뿐 아니라 안전성, 시공성, 유지관리 등 10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제3안(하도정비+천변저류+댐건설+홍수조절지 건설)이 최적 대안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수몰예정지구내 재인폭포에서 바라본 한탄강 전경.

특히 임진강은 금강과 비슷한 규모의 대규모 하천인 반면 다목적 댐이 없어 홍수재난에 근원적으로 취약, 댐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제방 쌓기만으로 홍수를 방어하는 대안은 제방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성이 저하되고 기존 도로와 철도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폐단이 있어 채택이 불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언급했다.

경제성 분석 결과 홍수 조절용량이 3억500만㎥로 임진강유역 치수사업의 대안 중 한탄강 댐 건설이 가장 안전하고 임진강 하류 파주지역에 대한 최근 개발계획과 홍수재난 피해 측면을 감안할 때 한탄강 댐의 건설은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천댐 지역주민 반발로 철거
96년, 99년 연천, 파주지역 수해의 원흉이며 2번씩이나 부실시공으로 붕괴된 현대건설의 연천 댐이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철거가 완료된 가운데 연천 댐의 악몽에서 벗어나기도 전,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또다시 한탄강수계에 대규모의 댐을 건설하는 데 대해 지역사랑 실천연대 관계자는 놀라움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탄강수계 하천정비 기본계획”(98년 12월 작성)이라는 문권의 내용을 보면 한탄강 댐 및 전곡 댐 지점의 입지특성(426쪽), 댐의 개발규모(427쪽)가 상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한탄강 댐 수몰면적은 20㎢ 전곡 댐 34㎢이며 한탄강 댐 500가구, 전곡 댐 1천800가구 수몰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지자제, 환경단체 지역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군부대 및 군작전지역 이어서 입지조건이 불량하다는 자체 보고를 냈으나 묵살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환경단체, 댐 건설만이 능사는 아니다
댐을 건설하는 것이 치수(治水)에 관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동안 한강유역의 홍수피해는 샛강의 배수체계, 대규모 공사로 인한 자연훼손(골프장) 및 관리소홀로 인한 제방붕괴로 일어난 인재(人災)이며, 많은 댐을 가지고 있는 한강수계가 매년 수해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보면 댐 건설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게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특히 수몰민 대책위는 현재도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안 되는데, 또다시 상수원보호지역으로 묶이면 연천, 포천의 주민들의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을 뿐 더러 96년, 99년 3년에 두 번씩이나 붕괴된 연천 댐으로 인해 댐 하류지역에서 부모형제가 죽고, 물질적 피해까지 보며 보상조차 현대건설로부터 외면 당했던 연천 수해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반대입장을 표출했다.

이와 함께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면서 한반도의 마지막 보고인 휴전선 일대의 생태환경이 부조화를 이뤄 예측 못할 재앙이 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댐 건설로 인한 기상이변, 냉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까지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상이변이 예견되며 인근지역인 양평군의 경우 겨울에는 더욱 춥고 냉해(冷害)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도 우려된다.

수몰예정지 내 문화재 파악 오리무중

	수몰예정지인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고문2리 마을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해 2월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몰예정지 내 선사시대 문화재 문제와 관련,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의 경우 문화재청이 지정한 관련 전문기관인 서울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했다며 중요 유적이 확인될 경우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토록 통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설명자료를 통해 시민단체 등이 우려하고 있는 누락문화재에 대해서는 문화재 확인 조사 과정에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 질 것이며, 발견되는 문화재는 문화재 위원회 심의결과와 관계법령에 따라 보존대책을 완료 후 공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본지 취재팀이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임진강 건설단을 방문 확인한 결과 여전히 “현재까지 문화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말로 일관했다.

환경단체, 제방길이 ‘과대계산 됐다’ 주장
2006년 12월 20일 건교부는 새로운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고시하면서 2007년 2월말이나 늦어도 3월초에 기공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환경단체측은 한탄강댐의 경우 처음 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정부는 임진강 하류인 파주, 문산의 홍수를 막기 위해 임진강에 댐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으나 임진강 상류는 북한에 있어서 임진강에는 댐을 쌓을 수 없자 ‘꿩 대신 닭’이라는 식으로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에 댐을 쌓기로 했다고 강변했다.

	고문2리 마을 입구 게시판에 토지 소유시설 확인 공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불똥이 엉뚱하게 튀어서 세계적 자연유산인 한탄강이 졸지에 수몰되어 사라질 위기를 맞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제방을 정비하는 것으로 충분히 홍수를 막을 수 있는데도 필요한 제방의 길이를 엄청나게 과대 계산했을 뿐만 아니라 별 근거도 없이 홍수대책으로서 제방은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었다는 것. 이런 명백한 문제들을 이유로 철원군의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는 한탄강댐 건설계획에 반대했다.

한탄강댐 건설에 드는 비용의 절반으로 홍수를 막을 수 있는 훌륭한 대책도 제출했는 데 제방의 정비를 중심으로 한 입체적 수계관리정책이 그것이다. 이는 세계적 자연유산이자 세계적 역사유적이 곳곳에 있는 한탄강을 잘 지켜서 길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의 시민단체들도 함께 힘을 모으고 나섰다. 관심과 참여도가 늘면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유일한 화산하천인 아름다운 한탄강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방만 무작정 키우는것도 아니될 말
익명을 요구한 수자원 공학 전공자 A모씨는 홍수량 산정에는 매우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데 일단 강우부터도 앞으로 다가올 강우패턴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확률적 통계방법에 의존하고 있으며 물리적 매개변수들 즉, 토지이용에 따른 유출계수 또는 유출곡선지수(CN), 유역 도달시간, 저류상수, 유역경사, 해당 하천의 경사, 하도의 조도계수 및 하천형상 등 모든 것이 설계자 혹은 평가자에 따라 조금씩 값이 달라진다고 피력했다.

외국의 석학이나 국내의 저명한 교수들이 매개변수 산정에 필요한 수치들을 제공하지만 그 역시 해당 유역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치 혹은 전문가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약간씩 변동시킬 수 있게 수치 폭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요지다.

따라서 계획 및 분석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홍수량 산정이 조금씩 틀려지게 되고 모든 건설사업 특히, 치수구조물은 설계빈도라는 것이 있어 하천제방을 건설한다고 할 경우에 제내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제방만 무작정 키운다면 대규모 제방건설로 인한 공사비, 육지와 하천간의 생태계단절, 내수배제시설의 통수능 등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모든 구조물에는 설계빈도라는 것이 있는 데 즉, 50년 빈도 수공구조물이라 하면 50년만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큰 홍수량을 대처할 수 있는 규모의 수공구조물을 건설하게 되는 것으로 한탄강댐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무작정 키운다면 홍수조절에는 기막힌 효과를 보이겠지만 그에 따른 환경파괴, 수몰지역의 확대, 생태계 단절, 하천의 건전성 저하등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과거 발생했던 지방최대홍수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그 지방에 발생할 수 있는 최대가능강수량(Probability Maximum Precipitation) 및 그에 따른 최대가능홍수량(Probability Maximum Flood)를 고려하고 한탄강댐의 특성상 수몰지역이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 자연환경문제, 댐 반대여론의 확산, 집단민원발생 등의 갖가지 요인을 고려, 댐의 중요도에 비해 다소 낮은 적정 설계빈도 를 채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내의 주된 수해양상은 일부 산사태 및 소하천으로 인한 피해를 제외하고서는 대부분의 경우가 하천수위상승으로 인한 제방범람 및 유실, 도로유실, 인근 저지대 도시지역 또는 농경지 침수가 원인이기에 가장 보편적 방법이 하천 수위를 내리는 것인데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보이는 것 이 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댐을 짓는다고 하류부 전체가 안전한 것은 아니며 댐이 있더라도 자연배수가 안되는 지역은 빗물펌프장과 같은 강제배수시설을 놓기도하고 제방도 쌓고, 유출저감시설도 설치하는 등등의 상하류 전 유역에 대한 갖가지 종합대책이 동시에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책 타당 성 여부 ‘분수령’
8년째 공방을 거듭하고 있는 한탄강댐 문제가 1월 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민중기 부장판사)는 현재 진행중인 한탄강홍수조절댐 건설기본계획고시처분 취소 소송과 관련, 1월25일 오전10시에 1심 선고공판을 갖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앞서 지난 6월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소송을 제기한 한탄강댐반대철원·연천·포천공동투쟁위(이하 투쟁위) 측과 피고측인 건교부를 상대로 4차례에 걸쳐 변론을 청취했다.

원고와 피고 양측은 다가오는 선고공판이 비록 1심결과이겠으나 한탄강댐이 ‘임진강하류의 수해방지를 위한 올바른 정책’인지 ‘토건족들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잘못된 정책’인지를 가리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측은 지난 6개월동안 4차 공판과정을 거치면서 각각 댐건설의 불가피성 및 허구성을 재판부에게 충분히 설명한 만큼 선고결과를 조용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칫 패소할 경우 오랜 기간 공들였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탄강댐 관련 소송은 피고와 원고측이 그 동안 댐 건설 타당성 여부 및 댐 이외의 대안을 두고 1, 2차 변론을 가진 후 3차 환경·문화 재부문, 4차 변론에서는 수리·수문에 대한 반대 심문 등을 가졌다.

한탄강 댐 문제의 향후 전망
홍수 조절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소양강댐, 충주댐 등과 달리 연중 내내 저수지에 물을 가둬 두지 않는다. 홍수시에는 일시적으로 수위가 올라가지만 댐 본체 바닥부에 생태통로가 뚫려 있어 평상시에는 자연하천과 똑같다. 생태통로를 통하여 계류성 어족이 댐 상·하류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생태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탄강 댐 건설로 수몰 예정지에 포함된 고문2리 마을 농촌 풍경이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댐 상류에 양서류, 파충류의 대체 서식지 설치계획에 대해도 구체적인 검토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설교통부가 밝힌대로라면 한탄강 홍수조절댐은 하천수로 부분을 제외하면 약 340만평의 대규모 홍수터가 발생되고 평상시 홍수터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이곳에 구절초, 개나리, 산철쭉 등 그 지역을 상징하고 생태계에 맞는 식물을 식재하여 자연생태 공원으로 활용하고 친환경 유기농 경작과, 침수빈도가 낮은 곳에는 체육이나 레저시설을 설치할 경우 DMZ 인근의 안보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수도권의 잠재적인 관광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은 홍수조절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경우에 가능하다. 친환경적인 댐 건설방안뿐 아니라 향후 관리방안까지도 상·하류 지역주민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는 환경단체와 전문가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돼 강원도와 경기북부지역의 환경생태를 보전하고 상생과 번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묘안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