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관계공사 현장.

소양강댐의 안전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집중호우 및 태풍 등으로 피해 발생이 늘고 있고 댐체(體)의 노후화 및 각종 공사들로 인한 안전 관련 문제 등이 우후죽순처럼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러한 소양강댐 불안정성 문제는 춘천시민 및 수도권 시민에 불안감을 증폭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소양강댐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004년 착공한 보조여수로 공사가 아직 진행되고 있지만 그동안 일어난 몇 차례의 낙반 사고로 인한 춘천시민의 불안과 댐체의 전반적인 안전성 여부의 논란이 가시지 않은데다, 하류지역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고려한 치수사업 진행도 지지부진하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계속되는 소양강댐 안전성 여부 논란

	춘천경실련 하상준 사무처장

북한강 수계 홍수 조절의 핵심 역할로 춘천시를 비롯한 2천 3백만 수도권 시민의 용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소양강 댐은 만약의 붕괴 시 춘천시민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구의 생명과 직결되는 대 재앙으로 전개될 수 있어 그동안 시민단체를 비롯해 학계와 연구기관은 물론 이해 관계기관 간 안전성 여부가 첨예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2002년 수자원공사가 작성한 ‘한강권역 댐 비상대처계획’에 따르면 소양강댐을 중심으로 춘천주변 100㎢ 지역에 24시간동안 632㎜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악기상 가정 시, 댐 중심부에 점토를 다져 놓고 양 옆에 암석과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사력댐인 소양강댐은 물이 범람하면서 붕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최악의 상황 및 댐 붕괴 예방을 위한 작업인 보조여수로 공사가 전국적으로 몇 년 전부터 진행되었지만 공사가 시작된 지 1년7개월 만에 무려 3차례나 붕괴사고가 발생,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경험해야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소양강댐 안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시민단체측은 댐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수공측은 댐에서 발생한 현상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만 쏠려 안정성에 대한 큰 입장 차이를 보였다.

댐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전문기관의 연구결과에도 찾아볼 수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이 2005년 말에 발간한 ‘지방자치단체의 수리권 확보 등 제도화와 물 관련 편익의 댐 주변 지역 환원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댐 붕괴 등에 따른 불안감 등으로 춘천시민들이 입는 정서적 피해액이 연간 최소 2,400억원대에서 최대 3,800억원대에 이른다는 것.

소양강댐이 건설된 지 30년이 지났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위험요소를 안고 사는 춘천을 비롯한 한강유역 주민들은 당연히 댐과 관련한 크고 작은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댐의 안전성 대책 방안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 정서적·심리적 차원의 안정성 대책 호소
지난해 12월에는 이러한 소양강댐의 안정성 문제에 대한 대책 및 방안을 촉구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춘천시의회와 소양강댐안전시민대책위원회는 ‘소양강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춘천시민 대토론회’를 개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로 인한 집중강우 등 댐 저수량 변화 및 방류량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그동안 이와 관련한 토론회 및 설명회가 여러 차례 진행되긴 했었지만 여태껏 논쟁만 거듭해 왔었으며, 최근 한 방송국의 특집 프로그램에서 소양강댐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며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제기됐던 댐 수문 개방문제와 과거 댐 우안부 누수 및 상류사면 침하 사례, 여수로 사면 세굴, 여수로 바닥 공동화 현상 등에 대해 해명하는 등 공방을 벌였으며, 수자원공사측은 참석자들에게 소양강댐 안전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빈번한 댐 수문 개방 문제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의 유양수 소양강댐관리단장은 “소양강댐이 200년 빈도의 홍수에 대비해 설계됐다는 의미는 200년에 한번 수문을 개방한다는 뜻이 아니라 200년 빈도의 홍수가 유입되더라도 방류량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과거 누수가 발생하긴 했지만 보수공사를 통해 모두 차단했고 최근 진행된 정밀안전진단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말을 이었다. 사실 소양강댐의 안정성 문제를 기술적인 부분에서 접근하자면 극단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춘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춘천경실련) 하상준 사무처장은 “댐 자체로 인한 불안정성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소양강댐은 방대한 저수량을 가진 대단위건축물로써 댐으로 인해 발생 할 수 있는 탁수 및 하류지역주민의 안전 문제 등 다른 차원의 문제들 때문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토론회에서도 소양강댐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인 불안과 관련한 대책 방안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려 노력했지만 수공측은 댐의 기술적 문제로 접근한 반론을 제기해 대책마련을 위한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댐 안전성 여부 논란, 미흡한 정보공개에서 비롯

	소양강댐 전경 모습.

댐 안전성 대책에 대한 시민단체측의 일관된 주장은 ‘댐의 투명성’이다. 댐에 관련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민·관 공동 모니터링 차원의 상설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박관희 춘천시의원은 “댐 관리단은 지난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보조여수로 낙반사고 때에도 수개월이 지난 후 언론에 보도되자 그때서야 사실을 공개해 불신감을 증폭시켰다”며 “소양강댐 안전성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된 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 미흡한 정보공개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단체측은 “하류지역 주민을 포함한 춘천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며, “댐 하류지역의 방재 시스템 마련이 시급함과 함께 홍수기제한수위를 현행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양강댐 안정성에 대한 기술적 문제를 떠나 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항상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댐이 범람할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홍수기제한수위를 현행 그대로 180.5m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당초 소양강댐 홍수기제한수위는 190.3m 였으나 보조여수로 공사로 인해 안전성 여부에 논란이 일자 180.5m로 수위를 변경,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장기화추세에 접어든 탁수문제와 이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어족자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최근의 기상이변이 고려되지 않은 과거의 자료에 의존한 재난관리 계획을 원점으로 돌려 재검토해야 한다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도 촉구하고 있다.

심재학 춘천시의원은 “현 댐 시설물의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여수로와 보조여수로 건립 이후 발생할 하류지역 홍수 피해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지진에 대한 안정성 문제도 더욱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양강댐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민들이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은 '홍수기제한수위의 유지'이다. 현행대로만이라도 유지해주길 바라고 있지만 수자원공사 측은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제한수위 상향조정'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수기제한수위 상향조정 입장 고수해 시민들 불안 가중
반면 소양강댐에 대한 정보 공개에 대해 수공측은 ‘안된다’라는 입장이다. 소양강댐관리단 관계자는 “소양강댐은 국가 1급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자료 공개는 한계가 있다”며 “추후 소양강댐 관련 안전진단 및 보조여수로 진단 작업 시에는 시민단체가 추천한 관련전문가를 포함시켜 댐 문제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정부의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지금까지 안정성 논란만 거듭되어 오고 있는 소양강댐.

올 상반기 ‘시설안전공단’에서 시행예정인 소양강댐 제3차 정밀안전진단에 댐 관리 주체인 소양강댐 관리단과 민간단체, 지역주민 및 언론 등이 추천한 지역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최종보고서를 일반에게 공개할 것을 제안하게 하는 것.

또한 홍수기제한수위 유지에 대한 사안에도 큰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댐 관리단 관계자는 “제한수위를 낮추는 것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물의 양은 약 2억7천만톤으로 제한수위 유지는 비경제적”이라며 “방류기능 및 홍수조절기능을 강화시켜 홍수기제한수위를 당초 정한 190.3m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홍수기제한수위 논란이 계속 된다면 최종 결정 단계에 다시 한 번 시민단체와 협의하겠다고는 하지만 수공측은 제한수위를 높이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요구사항 면밀한 재검토 이뤄져야
수공측에 따르면 소양강댐은 우리나라 최대의 다목적댐인 동시에 국가 주요보안급 시설로 정부의 자체 점검 및 외부전문기관에 의한 안전진단 등을 통해 댐 구조물 자체의 안전을 확인·점검하고 철저히 보수·보강하면서 운영 관리되고 있다.

또한 최근 태풍 ‘루사’, ‘매미’ 등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의 증가 등을 고려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보조여수로공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완공이 되면 더욱 안정성 있는 댐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시민들이다. 댐 자체는 안정적일지 모르지만, 하나 둘 불거져 나오는 댐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탁수로 인한 수질 오염, 어족자원의 감소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생계문제, 더욱이 무방비 상태라 할 수 있는 하류지역 주민의 불안감 등에 대한 대책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특히 홍수기제한수위와 관련해 2억7천만톤의 물을 포기한다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물질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감 및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동등한 가치가 되지 않겠냐는 시민단체측의 입장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이에 정부는 소양강댐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획기적인 종합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이 안전한 생활을 하는데 있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해 물폭탄을 이고 사는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