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초래되고, 무엇보다 이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세계 곳곳에 다양한 자연재해가 급증하며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의 자연적인 기후패턴으로 인한 재해가 아닌, 기후변화로 인한 갖가지 재난은 인류의 미래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이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대책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기업 특성에 맞는 감축 대책 마련, 시행 중에 있다. 대기업들의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사례 및 계획을 소개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발리 총회’에서는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제를 훨씬 뛰어넘는 기후변화협약 ‘발리로드맵’이 제시됐다. 그동안 교토의정서 체제에 기초해 선진국 등 39개 국가에 국한돼 오던 온실가스 감축 대상국이 이 로드맵에 따라 2012년 이후부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로 확대될 예정으로 내년까지 구체적인 감축목표와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감축량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최소 두 자릿수 감축량 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인식 및 대책 추진이 미흡했단 기업들은 이러한 소식에 마음이 다급해 졌다. 반면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일부 기업들은 예상했던 결과 일 뿐이라고 담담해하며 이러한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이용하고자 다각적 대안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적 이득보다는 환경중심의 미래지향적 투자에 초점
우리나라는 2005년 2월에 발효된 교토의정서의 의무부담국에 속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은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이후에는 강제적으로 배출권을 할당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선 어떤 경제적인 이익을 기대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따져보면 지금까지는 손해를 보는 처지일 수 도 있지만, 문제는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의무 부담국이 된다면 기업이 갖는 경제적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는데 있다. 더군다나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 요인이 기업 경영의 또 다른 화두로 부각되면서 환경변화에 소홀히 하거나 친환경투자에 인색한 기업들은 소비자를 비롯한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배척당할 수 있다는 것을 기업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 및 국내 일부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그다지 저항하지 않고 있는 것은 ‘환경 중심의 미래지향적인 투자’ 개념을 전략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기회로 간주하고, 그럴 자신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대책 마련 추진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방치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지원하고 감축 실적을 관리하는 ‘온실가스 감축실적 등록소’ 사업을 2005년부터 진행, 기업들의 감축 대책에 활성화를 기대하며 기업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진행의 결과 지난해 11월에는 GS파워, 한화석유화학, 한국서부발전 등과 같은 기업들이 18건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대한 감축실적 인증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또한 정부는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표를 매년 공개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리더십지수(가칭)’로 불리는 이 방안은 각 기업이 얼마나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로 올해부터 정부와 기업, 시민 단체의 공동 참여로 개발된다. 이 성적표는 금융기관 및 투자자에게는 각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친환경 경영활동의 평가기준을, 국민들에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모니터링 지표로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감축, 전 세계를 환경산업을 뒤흔드는 촉진제 역할

	지금까지 일부 기업에서 감축 활동을 해왔으나 지난해 말 '발리로드맵'이 채택되면서 그 외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입장이 되었다.

기업들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분위기 전환은 세계 경제에 깊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당연한 필요조건이 된다면 기존 기업의 서열을 뒤흔들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며, 어떤 기업들에게는 고난의 시작일 수 있지만 또 다른 기업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절약 공정,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이 차세대 산업분야로 주목받고 있으며, 모든 부분에서 온실가스와 여타 오염물질 및 원자재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설계와 공정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마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와 청정개발체제(CDM) 등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정책들일 것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소 이상엽 기후변화연구실장은 “기업들 스스로가 목표를 정하고 감축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중장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감축은 환경산업의 성장 및 환경산업의 구조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늘날 선진 각국 및 기업들은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를 주목해야 하며, 환경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