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태안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생계가 막막해진 어민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가 하면 바다 생물의 집단 폐사와 같은 2차 피해가 당면 문제로 떠오르면서 어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는 등 태안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굴 양식장 피해를 비관해 오던 이모(66)씨가 자살한데 이어 16일에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주민 김모(73)씨가 갯벌에서 바지락과 낙지를 잡는 맨손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는 데 기름띠로 인해 40여일 동안 수입이 없자 낙담, 극약을 마시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었고 생활의 일부분이던 서해안의 모습이 한순간에 검은 대륙으로 전락, 의도하지 않던 일이 국가적 재난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생계조차 위험해 졌다. 정부는 마땅히 기름을 걷는 데 전력을 다하고 어민들의 피해가 최소화 될수 있도록 해야 함은 물론 이런 일련의 사태에 책임이 있는 삼성이 더이상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해 본다.

삼성이 하지 못한 기름띠는 국민들이 자원봉사로 대신했다. 결국 고통을 이기지 못한 어민이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발생한 데 대해 수수방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로인해 피해를 입는 건 주민들로, 생활고에 빠지면서 격앙 돼 있는 상태이며 기름띠 제거작업에 나서 비워 둔 집에는 각종 공과금 용지만이 쌓여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참극 초래한 삼성중공업 책임 외면 맹비난
이와관련 환경운동연합은 풍랑주의보 속에서 초대형 크레인 선단을 무리하게 운항하다 서해 기름 유출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이 사과는 커녕 입장 표명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을 비난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지난 1월17일 서울 명동밀리오레 앞에서 진행했다.

퍼포먼스는 검은 옷으로 분장한 삼성의 사신(死神)들이 휠체어에 탄 서해의 어민들과 생명들에게 링거병에 검은 기름을 가득 채워 주사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삼성의 태도에 대한 시민 거리 투표, 삼성그룹에 보내는 대형 엽서에 의견 쓰기 등이 함께 진행됐다.

현재 환경연합은 삼성의 사과와 철저한 배상 약속 그리고 수사당국의 진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삼성은 책임지세요(http://blog.kfem.or.kr/samsung).’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이번 행사는 삼성중공업의 사고 책임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온라인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된다.

환경연합은 삼성중공업이 배상책임을 면하기 위해, 삼성크레인 예인선단의 항해 강행 결정 책임자를 숨기고, 대산 해양청의 무선 경고를 무시한 이유에 대한 답변 거부, 강철와이어 절단 배경과, 항해일지를 조작하는 등 사건의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데 대해 강력 비난했다. 이번 행사는 서해 살리기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한 달여 동안 상근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시민간사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처럼 삼성중공업의 책임이 결정적인데도, 삼성 관계자들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상호출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사고의 진상을 밝히는 것조차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 삼성중공업의 공식적인 사과 요구와, 서해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수많은 어민과 지역주민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파괴한 것에 대해 법적, 사회적, 도덕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