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민경식 지진관리관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지진에 대해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세계 어느 곳에도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사기를 보면 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 경주에 지진으로 민가가 무너져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했다는 기록이 나오며 그 밖에도 역사문헌에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기록이 40여차례 존재한다.

고려 초인 1020~1030년대에도 경주 일대를 타격한 지진으로 인해 불국사의 석가탑이 두 차례나 붕괴되었다는 기록이 확인된 점에서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지진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현대에 들어오며 급격한 인구증가 및 산업화로 인하여 지진 및 지진해일로 인한 자연재해의 규모는 더욱 대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가고 있다.

2000년 이후에만도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지진이나 지진해일이 전세계에서 4회나 일어났으며, 그 가운데 2004년 12월 일어난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은 남아시아 전체에서 28만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이를 계기로 정확하고 신속한 지진정보 전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증대되었으며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진감시 총괄 임무 및 지진 방재를 위한 지진감시 총괄업무 수행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를 고려하여 기상청에서는 ‘지진·지진해일 감시기술 발전을 위한 SAFE(Safety Area From Earthquake) 비전 2012’를 제시하여 국가적 지진감시 업무에 대한 전략계획 및 세부추진과제, 로드맵 수립 등 중장기적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는 2005년 수립된 기상청의 ‘지진·지진해일 현대화 기본계획’, 소방방재청의 ‘지진방재종합대책’ 및 2006년 수립된 과학기술부 등의 ‘부처별 방재관련 R&D 역할 재정립’ 등의 기존 계획을 바탕으로 작성되어 관계기관 및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되었다.

또한 이는 2007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되어 기획·예산전문조정전문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었다. 이번 계획은 ‘지진재해를 최소화하는 지진·지진해일 감시로 국민안전 확보’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4가지 정책목표와 11개 추진과제를 가지고 있다. 이의 목표는 ‘정확한 지진정보의 신속한 전파’이며 2012년까지 지진감시업무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초로 수립된 국가지진감시업무의 종합적 대책으로 향후 국민의 안전 확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기상청은 지진업무 강화를 위하여 2005년 7월 차관급으로 격상된 이래 지진전담부서를 확대했으며, 2007년 3월에는 국가지진감시업무 총괄 조정 관리강화를 위하여 지진관리관을 신설한 바 있다. 향후에도 기상청은 자연재해로 부터 국민안전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