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당선인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인수위에 지시한 것과 관련, 재난예방이나 대처, 비상대비 기능 등을 통합, 행정안전부로 전환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이명박 당선인은 공약사항에 언급했듯이 소방방재청이 행정안전부로 흡수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으나 소방방재청은 그대로 존치하면서 자연재해를 비롯한 재난업무의 총괄, 조정기능이 대부분 행정안전부에서 담당할 것으로 윤곽을 잡아가면서 재난과 관련된 업무에 있어 향후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으로 2원화 될 우려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난관리 주무부처 기능유지를 위해 행정안전부 조직을 보강할 경우 소방방재청의 유사기능을 수행하는 이중 조직이 생겨나는 것은 물론 기존 행자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우선 배속시킬 전망이어서 과연 ‘재난대응’에 있어 효과적으로 대처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거대공룡’ 행자부로 재난관리 기능 통합 난관 봉착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분산된 안전관리정책의 총괄, 조정 기능을 강화코자 재난 예방, 대처 및 비상대비 기능 등을 통합, 행정안전부로 전환키로 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단지 국가비상기획 기능만을 흡수 통합하는 데 그쳐 소방방재청 개청 시 해결하지 못했던 재난과 안전관리 법령체계 정비, 각 부처로 분산된 재난관리 기능의 통합 등에 관한 해결에 있어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관망이 나오고 있다.

	각종 재난 발생시 행자부와 소방방재청으로 이원화돼 혼선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 자연재난, 인적재난, 소방 등을 아우르는 재난관리 총괄기관으로 소방방재청이 출범했음에도 13개 부처, 90개 법률로 유사·중복·분산된 재난과 안전관련 법령체계 정비를 이루지 못했다. 다시 말해 재난관련 조직체계가 행정자치부(사회적 재난), 소방방재청(자연·인적 재난·소방), 국가비상기획위원회(국가비상기획)로 중복, 분산돼 지휘명령 체계에 혼선은 물론 부처별 의견조정이나 의사결정 지연, 중복된 인적·물적 자원동원 체계 등 재난관리 총괄조직으로서의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중앙과 지방간 신속한 지휘체계가 이루어지 지기 위해서는 지자체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필요하지만 청 단위 기관에 이러한 지도·감독 기능이 없어 업무 추진에 한계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자부장관)과 차장(소방방재청장)의 소속기관이 달라 하부조직 간 업무 중복, 업무처리 지연 등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차관급 위상으로 출범한 소방방재청이 건설교통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의 재난관리 업무에 대한 평가와 총괄 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차관급인 청 단위 기관에서 부 단위 기관에 대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거부감이나 협조에 미온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부대학교 이모 교수는 “대형재난 발생시 국무회의 등에 긴급 상황을 신속히 보고하고 중요사항에 대한 심의, 의결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업무수행에 있어 한계점 등 재난관리 행정조직으로서의 문제점이 도출 될 수 밖에 없다”며 “전문가들은 국가재난이나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의 자연재난이나 인적재난, 민방위 업무를 행정안전부로 이관해 전시대비업무와 각종 재난업무를 통합, 명실공이 국가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기관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관리 통합 해결방안 제시 못해

	업무 이원화에 따라 감독자는 늘지만 실제 투입인력은 한정돼 더 큰 화를 불러올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 분산된 안전관리 정책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코자 재난예방·대처와 비상대비 기능 등을 통합, 행정자치부를 행정안전부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역시 단지 국가비상 기획 기능만을 흡수 통합하는 데 그쳐, 각 부처로 분산된 재난관리 기능 통합에 대한 근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관리 이원화 될 경우 문제점
우선 정책과 집행의 분리도 곤란하고 업무수행에 있어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재난관리 단계별 업무 대부분이 정책적 기능들로 예방단계의 경우 방재기준 제정, 재해영향, 안전도 평가 등 각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리업무의 조정업무로 집행성격의 업무는 현장점검과 같이 일부에 한정돼 있다.

또 다른 문제로는 지휘체계의 혼선으로 재난관리는 신속한 업무처리가 관건인데 업무가 이원화 될 경우 의사결정계층 복층화로 지연되거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 행정안전부(재난 총괄)와 소방방재청(점검 또는 상황관리)이 일선 지자체를 중복적으로 지휘해야 하며 이를 담당하는 일선지자체에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다.

현 상태에서도 재난 시 관련 중앙기관의 개별적 상황보고 요구로 일선 현장의 재난대응에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터이기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현재 행자부장관에만 보고했던 사항을 관련업무 차관과 국장급까지 보고해야하는 등 업무처리에 있어 지연이 예상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입으로 요구하는 사람들만 많아진다고 표현하면 무방할 것이다. 재난상황실의 경우 현재 상황근무는 3명(3교대)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이를 감안, 통합 시 인력의 효과적 활용은 물론 상황관리에 있어 효율적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인수위 측, “지방자치단체통제 완화위한 조치”
이와 관련, 인수위측은 통제 위주의 정부행정관리 및 자치제도 운영으로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이 경직화되고 자율을 제약하고 있으며 위기상황, 재해, 재난에 대비하에 분산된 안전관리정책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앙인사위원회의 인사제도와 운영 기능을 행정자치부의 조직관리와 통합, ‘행정안전부’로 재편해 조직·인사관리 등 부처와 자치단체에 대한 통제를 완화, 국가비상기획위원회를 폐지하고, 위기상황에 대비한 국가비상기획기능을 행정안전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방방재청은 화재진압이나 긴급구조와 같은 소방업무의 경우 특정업무 기능으로 독자적 수행이 가능한 만큼 일반 행정 분야와 다른 조직문화 특성에 맞도록 개편, 행정안전부가 소방업무를 제외한 재난과 관련된 분야에 있어 이미 많은 연구와 수행을 해온 만큼 행정안전부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노선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놓고 있어 향후 방향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즐거운 비명(?)
지난 1월 1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앞날에 미리 대비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유능한 정부’를 기치로 기존 공직사회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이래, 모든 부처에서는 공직 새판 짜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정부 조직을 관장하는 막강한 기능을 보유한 행정자치부는 인사, 비상대비 및 안전관리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공룡부처 탄생’이라는 우려 속에 각 부처의 세부기능 재편 작업을 총괄하고 있으나 재난 및 안전관리 정책의 총괄·조정 분야는 학·사계 전문가들의 당초 기대와는 달리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04년 참여정부 초기에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를 총괄키로 하고 소방방재청을 출범했으나, 재난 및 안전관련 법령체계 및 조직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특정집단의 이기주의와 맞물려 자연·인적재난, 소방 등 극히 한정된 기능을 갖고 탄생했다.

이명박 당선인 공약과 다른 행보 보여
이에 따라 유사·중복·분산 체계로 인한 문제점이 꾸준히 도출됐고 이번 정부조직 개편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정책으로 공약한 바 있는 ‘통합적 안전관리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실을 들여다 보면 재난과 안전관리에 있어 세부 개편방안이 이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어 실망수준을 넘어 심각한 우려가 예상되고 있다.

재난이나 안전관리 업무는 특정 부처의 전유물 이라기 보다는 한정된 국가 자원의 효율적 활용측면에서 정책개발 및 총괄·조정 업무가 대부분으로 필요한 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따라 현재 소방방재청 기능 중 총괄·조정 분야가 대부분인 민방위, 자연·인적재난의 예방·대처 기능을 신설되는 행정안전부로 이관하고 현장집행 성격의 소방업무는 소방청으로 재편, 명실상부한 안전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관련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여론 속에서도 재난이나 안전관리 기능 재편 과정에서 들리는 내용은 소방방재청의 일부 핵심기능만을 이관하고, 자치기능 상실 등으로 남게 된 행정자치부의 잉여인력 해소의 장으로 만 이용할 뿐 국가 차원의 선진 재난관리 구축에는 소홀하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국민의 안전이 또다시 위협받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고 있다.

의사결정 계통에 한계성 드러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데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능이 재편될 경우 미래를 대비하는 업무발전은 고사하고 오히려 의사결정 계통의 복층화 등으로 신속한 업무처리가 지연되는 등 졸속 개편이라는 오명과 함께 관련 부처 간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이번 정부는 국민이 실감할 수 있도록 재난 및 안전관리 기능 개편에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의 조언을 충분히 반영해 안전이라는 간판에 걸맞는 효율적인 통합적 안전관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다시한번 머리를 맞대고, 심도있는 논의아래 효율적 개편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