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실시된 지하철 역사 근로자에 대한 석면노출 건강영향 평가 결과, 11.7%가 흉막 이상 증세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석면 노출자는 비노출자에 비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5배나 높고 흡연자일 경우 53배까지 치솟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노동부가 성균관 의대 김동일 교수팀에 지난해 5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서울 메트로 임직원 1만300여명 중 석면노출 가능성이 있는 2천972명에게 건강영향평가를 의뢰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331명(11.7%)에서 흉막이상소견1)을 보였다. 이중 상태가 심한 32명에 대해 흉부 CT 등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흉막반2)소견자 6명, 소음영 소견자 1명, 흉부종괴3) 소견자 3명 등으로 나타났다.

주1) 흉막이상소견 : 흉막비후·흉막석회화 등의 비 질병소견과 흉막염증, 종괴 등의 질병소견을 모두 포함.
주2) 흉막반 : 폐를 감싸고 있는 막의 일부가 두꺼워진 상태, 소음영 : 염증이나 분진에 의한 폐의 작은 덩어리
주3) 음영, 흉부종괴 : 폐에 생긴 양성 또는 악성종양

	석면노출이 높은 토목, 전동차전기, 전동차 기계 근로자들에 대한 금연프로그램도 병행 실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팀은 “흉막반, 소음영, 흉부종괴 등은 개인 진료를 통하여 치료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해야 하나, 흉막반 및 소음영 자체가 질병소견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 역사 근로자가 일반 건강진단 검진자들 보다 이상소견자가 많은 것은 아니며 이상소견자도 흡연이나 분진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교수팀은, “석면노출이 비교적 높다고 볼 수 있는 직종(일반토목, 전동차전기, 전기, 전동차기계, 철도토목)에서 40% 이상 근로자들이 흡연하고 있었다”며 “금연프로그램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철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은 “이번 연구는 최초의 개별 사업장 근로자 석면노출에 대한 건강영향평가”라며, “우리사회에 석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하철 석면 근로자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
김동일연구책임자(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는 ‘지하철 역사 근로자의 석면노출에 대한 건강영향 평가’와 관련, 석면에 의한 질병은 낮은 농도이지만 환경농도에서도 양-반응관계를 나타내는데다 특히 흡연자에 있어서 저농도에서의 암 발생 위험증가가 높다는 다수의 보고들이 제기돼 왔다며 지하철의 환경은 지하철에 근무하는 근로자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까지 영향을 주는 사업장인 동시에 공공의 장소인 만큼 2000년 중순 지하철 근무자 폐암의 석면관련 직업성 인정 및 지하역사의 각종 공사와 석면이 포함된 천장 뿜칠의 자연탈락에 기인한 석면검출 이후, 서울지하철 석면문제는 근로자 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노동부‘지하철 석면관리실무T/F’회의에서 지하철 근무자들의 석면노출에 대한 건강영향 평가를 위한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루어졌다고 부언설명했다. 김 연구책임자는 서울메트로의 석면관련 노출수준을 조사,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석면에 의한 건강영향을 임상의학적 검사를 통하여 평가했다고 밝혔다.

경력자 30명 현장모니터 실시
△석면노출 수준평가 △임상적 역학조사 △문헌고찰로 구분했으며 석면노출 수준평가는 서울메트로의 직무분석, 석면사용 현황, 과거 주요 석면실태 조사 고찰 및 단위작업구역별 상태평가가 실시됐다. 임상적 역학조사는 1단계로 과거 건강진단 시 엑스선필름 재 판독, 조사대상자들에 대한 호흡기계 자각증상이 포함된 설문조사 및 과거 건강진단 시 폐기능 검사를 분석한 데 이어 1단계 조사를 통해 유소견자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한 정밀 문진, 흉부 CT검사, 흉부 엑스선 촬영 및 정밀 폐 기능 검사가 이루어졌다.

노출수준 평가는 과거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 회사 보건관리 자료, 기존 문헌에서의 노출농도 평가 결과 등을 참고해 누적노출량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 농도를 계산하고 근무자 중 오래된 경력자 약 30명에 대해선 현장 모니터를 실시, 이를 토대로 연구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노출수준평가와 상대적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지하철역사 근로자의 석면노출에 대한 건강영향 평가가 국내최초로 시행됐다. (오른쪽) 석면으로 인해 흉부이상 소견을 보이는 x-ray 사진.

임상역학조사는 서울메트로 전체 임직원 1만 여 명 중 15년 이상 근속자이면서 주 3일 이상 지하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1차 대상자로 하였으나 업무의 특성상 지상근무라도 석면노출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모두 포함 했다. 서울메트로 측에서 분류한 최초 대상자는 3,902명 이었다. 3,902명 중 사전에 연구 의의를 설명받고 흉부엑스선을 포함한 의무기록사본 대출 및 건강진단결과 열람 동의에 직접 서명한 사람은 2,971명 이었다.

최종적으로 2,971명을 대상으로 이중 흉부엑스선 판독이 가능한 사람은 2,824명, 설문조사 분석이 가능한 사람은 2,096명, 폐 기능검사 결과를 획득할 수 있었던 사람은 2,635명에 이르렀다. 흉부엑스선 판독과 폐 기능검사의 자료를 동시 분석할 수 있었던 사람은 2,518명이었으며, 흉부엑스선 판독과 석물조사를 동시 분석 할 수 있었던 사람은 2,009명이었다.

이들 중 흉부 HRCT 등 정밀검사를 실시한 사람은 32명으로 집계됐다. 정밀검사 대상자 32명의 선정기준은 △엑스선필름 재판독시 영상의학과 전문의로부터 흉부 CT촬영을 권유받은 사람 △엑스선필름 재 판독 결과 흉막 및 폐실질의 이상소견 자 중 일부 △설문조사 시 호흡기계 자각증상 질문 9문항 중 5문항 이상 유증상자를 기준으로 했다.

서울메트로의 건축 및 전동차의 석면사용 실태
서울메트로의 석면 건축자재 및 차량부품의 석면 함유량은 다른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석면함유량과 유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석면의 비산은 석면이 포함된 자재의 작업 즉, 역사 냉방화공사, 침실 개선공사, 사무실 개수 공사 및 전동차 정비 시 일어 날 수 있으며 석면 종류는 대부분 백석면이며, 일부 트레몰라이트, 액티노라이트, 갈석면 및 청석면도 검출됐다.

	서울메트로의 석면건축자재 함유량은 다른 건축물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일부 뿜칠(방배역) 역사 덕트 상부의 퇴적 분진에서도 3% 전후의 석면이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구체적인 석면 함유량은 △뿜칠(2-10%)의 경우 노반천장, 승강장 벽체 및 천장, 터널벽체, 연결통로천장, 대합실 천장 △덕트가스켓(10-80%)은 시설이 개량되지 않은 환기덕트 연결부위 덕트가스켓 △텍스판넬(5-10%)은 역무실천장, 역사 내 천장, 차량기지의 사무실 천장 △전동차의 석면함유 자재(10-90%)를 보면 브레이크라이닝, 퍼티, 가스켓, 객차 자재 등으로 분포된 수치를 보였다.

개인의 노출수준 평가는 서울메트로의 기준 석면농도 및 석면맵의 제한, 재임기간 중 부서이동 및 석면작업의 부정기적 형태 등 변수가 많다고 판단, 직무별 노출수준을 현재의 직종에 직접 적용했으며 직종별 상태적 평가는 최저 4점에서 최고 12점으로 점수화 한 결과 건축, 설비기계, 설비전기직이 10점 이상 직종으로 높았고, 기관사, 차장, 신호, 전자 및 정보통신직이 7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좀 더 세부적으로 내면을 들여다 보면 △석면의 노출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직종으로는 기술직 중 건축직이 가장 높았는데 설비, 토목, 전기직이 포함된다. △석면의 노출 정도가 상대적으로 중등도 정도의 직종은 기술직 중 통신, 철도장비직과 역무직이었다. △석면의 노출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직종은 기술직 중 신호, AFC와 차량 검수 및 정비직, 승무직이 해당된다. 단, 검수 및 정비직의 경우 석면의 노출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석면 노출이 적은 것으로 판단, 실측을 통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폐실질 결절 609명 이상소견
흉부엑스선은 과거 건강진단 시 엑스선 원본을 수거하여 진폐 판독에 경험이 많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2명으로 하여금 독립된 환경에서 ILO 진폐 판독지에 각자 판독에 들어갔는데 흉부엑스선 재판독자 2,824명 중 교차 판독결과 이상소견은 578명(20.5%)으로 연령이 증가 할 수록, 근무기간이 길 수록, 직급이 높을 수록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지부별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폐결핵(흔적포함)을 제외한 폐실질의 결절소견은 p형의 소음영으로 1명 발견됐다. 폐실질의 소견은 판독자간 차이가 커, 교차판독 소견 모두를 고려해 재평가(2인 중 1인이라도 유소견인 경우 유소견으로 인정)한 결과 폐실질의 결절소견은 총 2215명 중 609명(21.6%)이 이상소견을 보였다. 지부별로는 차량지부가 25.2% 및 기술지부 22.8%로 승부지부 19.5%, 역무지부 18.0% 보다 높았다.

특히 설비전기 38.7%, 자동차전기 28.1%, 철도토목 27.8% 및 설비기계 26.2%로 상대적으로 타 직종보다 높았으나, 이러한 결절소견이 석면 등의 진폐소견인지 흡연, 기타 분진 및 다른 폐 병변인지에 관해선 감별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흉막소견은 교차판독 시 일치하는 경우에만 유소견으로 평가했다.(2인 모두 유소견인 경우만 유소견으로 인정, kappa 계수 0.175) 유소견자는 331명(11.7%)으로 연령이 증가 할수록, 근무기간이 길수록 이상소견은 높았으며, 직급이 높을수록 이상소견이 높았으나 통계학적으로 유사점을 찾진 못했다. 지부별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직종별로는 전기가 17.2%로 타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차장(15.2%)이 기관사(10.2%)보다 높게 나타난 것도 노출수준과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연구결과에 따른 소견이다.

중증도, 심각 18명
정밀검사 대상자 32명에 대해 조사대상자 수를 고려한 지부별 분포를 살펴보면 역무지부 1.92%, 기술지부 1.45%, 차량지부 1.05%, 본사지회 0.85% 및 승부지부 0.28% 로, 노출수준 평가에서도 본사와 승부지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포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구체적 석면 함유량은 '뿜칠'의 경우 노반천정, 터널벽체, 연결 통로 천장 등으로 분포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별로는 남자가 30명, 여자가 2명, 이들 평균 연령은 46.72±5.46세, 근무 연수는 20.30±3.60년 이었다. 조사 시점 현재 흡연자는 16명(50%), 비흡연자는 4명, 과거 흡연자는 12명으로 금연기간이 최근 10년 이내가 9명 이었다. 흉부 후-전 촬영상 흉벽의 흉막반 소견을 보인 사람은 8명 이었으나 이중 HRCT 상에서 의미 있게 보인 사람은 2명인 반면 흉부 후-전 촬영상 보이지 않았던 사람 중에 4명은 HRCT 상에서 흉막반이 나타났다.

이는 최근의 CT가 다차원 CT로 횡단면 뿐 아니라 종단면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어 단순 흉부사진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진단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흉막의 석회화는 1명에서 발견되었는데 확장은 우측폐에 10cm 이상으로 측정됐다.

폐실질의 소음영은 1명에서 발견되었는데, 좌측 폐에 t/p, profusion은 0/1의 형태였다. 32명의 흉부 HRCT 소견 상 특별한 소견이 없는 사람은 1명이었으며, 특이한 점으로서는 26명(81%)에서 미만성 소엽중심성 결절(centrilobular nodule)소견인데 소엽중심성 결절은 세기관지질병(bronchiolar disease)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어, 흡연시 타르의 침착이나 석면을 포함 다른 분진의 침착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폐 및 흉막의 종괴 3사람은 석면과의 관련성에 대해 확신 할 수 없으나,조직검사 등 더 정밀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 외래진료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 고위험군 대책마련 시급
이번 서울메트로의 석면노출과 관련된 건강영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연구과정에서 진단된 일부 유소견자에 대해선 외래 추적진료를 통해 질병초기에 확진한다면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석면에 의한 인체 영향 평가의 근본적 목적은 석면제거의 우선순위 및 고위험군에 대한 향후 대책마련의 자료로 활용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흡연, 보호구 착용실태 등 광범위하고 세밀한 호흡기계 관련 현황을 조사 분석한 결과에 대해 향후 서울메트로의 보흡기계 보호정책 마련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고 현행 석면을 포함한 분진에 대한 건강진단의 개선방향, 검사항목 및 방법 선정 시 연구의 결과를 참조해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마련도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메트로측은 “석면노출 수준평가에서는 직종별, 직무별로 가능한 자료를 모두 평가한 만큼 향후 석면관련 질병 발견 시 개인의 노출 수준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하고 저농도의 석면노출에 대한 건강영향평가 중 영상의학과적인 접근에 대해선 비교적 세밀하게 접근, 관련된 조사연구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