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발전연구원 김경남 책임연구원

최근 잦은 재난발생으로 주민들의 예방, 준비, 대응 및 복구로 이루어지는 재난관리활동 참여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역재난관리의 주민참여 유도가 방재전문가들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진재해 현장으로부터 탈출형태에 있어 재난관리 공공조직에 의한 구출은 2%대로서 나머지는 이웃간, 가족간 또는 자력으로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 재난현장에서의 재난관리 공공행정력이 깊숙이 관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사한 지역사례로서는 2006년 수해 격심지였던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가리산리를 들 수 있다.

가리산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피과정에서의 의사결정과 행동의 주요 주체에 대한 설문에서 행정 등의 마을 외부로부터의 도움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이들 두 가지 재난현장의 외관적 공통점은 재난관리 행정력의 부족이다.

즉 재난이 넓은 지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가리산리와 같이 유일한 교통로가 단절 될 경우에는 공공부문의 행정력은 재난현장에 고르게 미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난현장에 위치한 주민들의 자위적 재난관리 능력 확대가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 1>. 소방방재청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2005년부터 지역자율방재단을 전국 기초지자체에 구성하고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베 대지진과 인제군 가리산리의 2006년 수해의 주민 재난대응 유형(그림1)

실제 2007년 12월 현재 전국적으로 162개에 이르는 지역자율방재단이 구성 및 운영되고 있는 실정으로서 향후 활동이 기대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아직 형태만 갖추고 있을 뿐, 활기찬 운영을 위해서는 주민차원의 자율적 참여가 절실한 실정이다. 개인 또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한 단체 중심의 지역자율방재단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사회 차원의 공감대 형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감대 형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강구될 수 있겠으나 첫째, 주민간 단체간 연대의식의 강화가 필요하다. 방재단 구성초기부터 주민간 연대에 의해서 방재단이 구성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초기단계에서 지원되어야할 요소로서는 방재단 활동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의 제공이다.

정보화, 핵가족화로 대변되는 21C 주민간 왕래와 교류는 크게 감소한 실정으로서 주민 간 교류에 대한 인식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따라서 방재단 활동과정에서 습득되는 지식과 정보가 주민 간 교류인식에 대한 자극으로 작용된다면 연대의식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그림 2>.

	주민간 단체간 연대 확대 방안(그림2)

둘째, 주민들의 지역자율방재단 참여의 목적을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 흔히 말하는 재난구호자원봉사와 지역자율방재단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 즉 자원봉사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씻어주기 위한 사후적 노력이라면 지역자율방재단 활동은 재난발생시 내가 겪을 고통을 미리 인지하고 그 고통을 회피 또는 경감하기 위해 ‘지역’이라는 공공공간을 공유하는 주민들 스스로가 자위적 노력을 한다는 측면에서 자원봉사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주민 스스로 ‘공동체 안전’이라는 재난관리 공공재를 생산하고 재난발생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그림 3>.

	지역재난관리 주민조직 구성요소와 행동 형태(그림3)

공동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체 구성요소는 지역, 행정 및 기업 등이 해당된다. 즉 지역을 기반으로하는 주민이 주축이 되고 행정과 기업 등이 협력자가 되어 지역사회의 안전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재난이 발생한다면 방재단은 우선적으로 주민간 협력을 통하여 재난관리에 나서고 부차적으로 행정이 주민노력을 보조하는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지역자율방재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주민 스스로가 지역재난관리 참여의 목적과 주민간 연대의 목적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주민들 이해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방재단 구성과 운영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의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