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기후변화 및 해양온난화로 태풍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기술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철 태풍으로 인한 해일은 바닷가 근처의 도시, 농경지, 산업시설을 침수,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기후변화 및 해양온난화로 태풍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기술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원장 염기대 www.kordi.re.kr)의 연안재해 대응 기술개발사업 ‘Safe Coast(세이프 코스트)’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다. 정부의 ‘탑 브랜드 프로젝트’로 선정된 이 사업은 태풍의 강도, 해일의 발생시간과 높이를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침수와 범람이 예상되는 지역을 미리 파악해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인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11년까지 180억 연구비 투입
한국해양연구원은 ‘Safe Coast(세이프 코스트)’의 세부 개발과제로 ‘지구온난화 환경에서 강화되는 태풍해일예측기술 개선 연구’, ‘연안 국지 해일 정밀예보 지원체제 현업화 기술’, ‘해일 침수범람재해지도 작성 기술’, ‘해상 극한파랑 관측기술’ 등을 정했다. 이미 1998년부터 개별적으로 진행된 일부과제를 포함해 최대 2011년까지 관련 연구가 진행되며, 총 연구비는 180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한국해양연구원 연안방재연구사업단 박광순 단장은 “해상극한 파랑 관측 기술은 항만 및 연안 방재의 기본 자료인 연안항만구조물의 설계파를 산출하는데 적용되는 등 이미 성과를 거둔 과제들도 다수 있다”며 “Safe Coast 사업을 통해 해양재해로 발생하는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경감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연안 환경을 조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Safe Coast(세이프 코스트)’는 산·학·연 공동연구형태로 진행되는데, 현재 협동연구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기상연구소가 참여하고 있으며 또 공동연구 참여대학으로는 부산대, 성균관대, 제주대가, 외국 연구기관으로는 미국 메사추세츠대, 미국 해양기상(주) 등이 있다.

부산광역시, 예·경보시스템 구축
현재 지자체 가운데는 부산광역시가 지진해일 예·경보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세이프 코스트와는 다르지만 일단 지진해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미리 알리고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예·경보 시스템으로 해일 발생시 신속한 대피를 유도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해수욕장 등 해안지역 26곳에 대한 예·경보 장비 설치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태풍강도, 해일발생시간과 높이를 과학적으로 예측, 범람이 우려되는 지역을 사전에 알수 있게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1차로 시청에 경보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중구 남포동 사무소와 해운대구 송정임해봉사센터 등 8곳에 위성안테나와 스피커 등으로 구성된 예·경보 단말기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2차로 서구 암남공원 등 18곳에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부산시는 올해 추가로 설치한 예·경보 시스템에 대한 시험가동과 준공검사를 마무리하고 본격가동할 예정이다.

전남도, 재난경보시스템 올해 가동
전남 남해안 지역에도 위급 사항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지진해일경보시스템’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다. 지난해 9월 사업자를 선정을 거쳐 여수 금오도, 고흥 나로도해수욕장,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 등 10개소에 지진해일경보사이렌을 설치해 시험운영 중에 있다.

이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전남 남해안 지역에서 지진, 해일, 태풍 등의 재난 발생 시 도청 민방위경보통제소와 현장을 연결한 실시간 직접 재난방송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경보가청권역에 있는 3만 5,000여명의 해안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귀중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해예방 시설투자, 희망을 부른다
기상이변과 사회위험요소 등의 대형화, 다양화로 예견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더이상 경제성장을 위해 주변에 상존하는 재해라는 위험요소가 부수적이거나 간과해서는 안되는 시점에서 일시적이고 정치적 사안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안전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고도의 압축적 성장을 거듭해온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와 달리 사회 각 요소에서 위험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기존 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을 좀 더 상찰하고 개선하려는 노력과 체제정립이 필요하다. 안전과 관련해 발생 메카니즘상 시간적, 공간적으로 지역에 한정된 특징으로 지역특성(자연적, 문화적, 개발규모적)에 따라 현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사전예방과 긴급대응이라는 안전정책 역시 지역특성을 숙지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현장대응 능력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재난과 안전이라는 범주에서 재구성한다면 지금까지의 정책과 기술, 제도를 그대로 안고 간다면 미래는 지금과 다를 것이 없이 매년 돌아오는 계절처럼 위험은 미래사회에서도 상존할 것이다. 따라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을 갖고 미래의 재난과 안전에 대처하는 것만이 예측 불가능할 수 있지만 좀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후대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것은 우리 부모세대가 그랬듯이 경제적인 부분 뿐 아니라 안전하고 풍요롭고 희망적인 미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연구소, 해양연구원의 세이프코스트와 함께 지자체의 지진해일경보시스템과 연계해 신속한 대피까지 더해질 경우 귀중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