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정일 IBM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 상무 煎 미국 메릴린치증권 Global Contingency Program 총괄부사장 소방방재청 기업재난관리정책 자문위원(現)

최근 청와대는 안보는 물론 재난 등 각종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해 정부 각 부처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위기관리 지침이 위기발생 이후의 상황 관리에 중점을 두던 것과는 달리 개정 지침은 선제대응을 통해 위기상황을 미리 방지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기징후 관리목록'을 작성토록 하고 위기 징후를 수시로 확인토록 하며 여러 단계의 보고 절차를 거치느라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던 사례를 거울삼아 민간 상황 전파 시스템도 새로 구축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번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같은 경우 민간으로부터 국가위기 상황센터가 직접 상황보고를 받고, 이를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식으로 보고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아울러 해적에 의한 납치사건과 사이버 테러와 같은 이른바 '신종 위협'에 대한 매뉴얼도 마련해 계속 보강해 나가는 등 질타 당하고 있는 국가위기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가 수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비상경영, 위기경영을 외치고 있는데 이러한 위기관리도 고민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계획과 체계수립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여러 요소(Plan Should Be Inclusive)와 실제상황에서 이의 실행력(Plan Viability)을 높이기 위한 내용들을 생각해 봤다. 이를 한번 총체적으로 정리를 해보자.

우선 위기의 정의(What Is a Crisis), 위기의 종류(Types of Crises) 그리고 어떤 위기가 회사에 영향을 주는지, 즉 어떤 위기에 회사가 취약한지를 판단(How to Determine Which Crises Could Strike Your company)하는 것이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의 출발점이다.

ㆍ위협요인을 분석(Analyze the Threats)
ㆍ예측가능성(Predictability)
ㆍ발생빈도(Frequency)
ㆍ발생할 뻔 했던 위기상황(과거경험포함)(Crises That Could Be Missed)
ㆍ주요 공급업체, 협력업체에 의한 위기(Crisis Caused by a Supplier or Vendor)
ㆍ잘못된 모의훈련(테스트)에 의한 위기(Crisis Caused by a Bad Exercise)
ㆍ내부직원의 행동, 업무수행에 의한 위기(Crisis Caused by the Action of an Employee)
ㆍHR에 의한 위기(Crisis Caused by the Action of the Human Resources Department)
ㆍ뉴스미디어 관련 위기(Crisis Caused by the Actions of The News Media)
ㆍ경영진의 채무, 책무 등과 관련된 위기(Crisis Caused by an Owner Liability Issue)
ㆍ산업스파이활동 및 이와 관련된 위기(Crisis Caused by an Industrial Espionage Incident)
ㆍ최고경영진 또는 여러 핵심임원의 유고, 실종 등에 의한 위기(Crisis Caused by the Unexpected Death of CEO, or of a Number of Senior Executives)

한편 위기관리계획은 BCP(비즈니스연속성계획,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와 아래 사항에 있어서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ㆍ위험관리와 위험분석 프로세스(The Risk Management/Ri sk Analysis Process)
ㆍ보안계획(The Security Plan)
ㆍ시설/건물 운영계획(The Facilities/Building Engineering Plans)
ㆍ비상대응계획(The Emergency Response Plan)
ㆍ사고대응계획(The Incident Response Plan)
ㆍ인명구조계획(The Life Safety Plan)
ㆍ피해파악/평가 계획(The Damage Assessment Plan)
ㆍ비즈니스복원 계획(The Business Resumption Plan)
ㆍIT 재해복구계획(The Information Technology-Disaster Recovery Plan)
ㆍ비즈니스부서 재개계획(The Business Unit's Business Resumption Plan)

前위기단계(The Pre-Crisis Stage), 위기발생단계(The Acute-Crisis Stage), 그리고 後위기단계(The Post-Crisis Stage)인 3가지 위기 단계를 단계별로 살펴보자. 아래의 단계별 수행절차는 위기커뮤니케이션, PR 등에서 강조하고 있는 네 가지 원칙을 고려한다. 빨리 조치를 취하고(Take Charge Quickly), 상황파악 등을 통해 사실을 확보하고(Establish the Facts), 미디어 및 대내외 채널을 통해 정제된 상황을 설명하고(Tell Your Story), 마지막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Fix the Problem)해야 한다.

ㆍ前위기단계(The Pre-Crisis Stage): 명확하지 않은 여러 징후, 경고에 대한 인지를 못하거나, 위기관리조직 등에 의해 무시돼 위기발생단계(The Acute-Crisis Stage)로 넘어가는 경우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Underestimate / Overestimate / Not Aware / Intentionally Ignore the Warning / Some Pre-Crisis Warnings Are Obvious, While Others Are Not So Obvious)

ㆍ위기발생단계(The Acute-Crisis Stage): 조직 외부에서 위기를 알게 되는 시점이 가장 중요하며, 경영상태가 매우 위축되거나 어려워질 수 있고 여러 상황발생이 예상된다. (불만을 품은 임직원이 회사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제품에 대한 평판공격, 이외에도 주주, 이해관계자, 채무자의 행동도 예상되고, 주요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사태까지 발생 가능 - Disgruntled Employees Attempt to Take Revenge / Product (or Service) Come under Attack / Creditors Become Concerned and Want to Be Satisfied / Shareholders Are Concerned and Begin Dumping Their Stock / Damage to a Company's Reputation Can Have Serious Consequences / Loss of Key Employees)

ㆍ後위기단계(The Post-Crisis Stage): 초동대응 등 급한 불을 끈 이후에 손해배상 및 대외신뢰도 회복을 위한 위기상황 대응, 처리에 대한 평가 및 원인/결과에 대한 상세한 조사 등이 수반된다. (Evaluating the Organization's Handling of the Crisis - Recoup Losses / Show Customers You Care about What You Did to Them / What Are You Doing to Prevent This from Happening Again / Organizations Are Too Weakened to Continue Operations / Investigations / Change Is Needed) 이러한 앞에서의 여러 단계와 상황 진행은 다음의 두 개의 조직에 의해서 유기적,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ㆍ경영진 조직(위기관리, The Executive Management Team): 실제 대응업무를 수행하는 위기관리조직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초기 위협요소를 제거하고,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중요한 위기를 파악해 확산되는 것을 막는 빠른 의사결정 및 (필요에 따라서는) 조치를 취하는 역할을 가지며, 외부 전문가의 활용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위기발생 시에는 대변인(spokesperson) 역할을 하면서 위기관리팀 가동을 명해야 한다.

ㆍ위기관리조직(The Crisis Management Team): 실제로 회사에서 위기관리조직의 구성 조직, 구성원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직들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미국, 글로벌회사와 같은 선진 위기관리 조직에서는 위기관리조직/활동에 대한 SLA(Service Level Agreement, 서비스수준협약)도 마련하는 경우가 있다. 위기관리조직이 활동해야 하는 센터(Command Center) 구성과 위치설정(전용, 임차 등) 등도 고려사항으로 넣어야 한다.

ㆍ시설관리부서(Facilities Department)
ㆍ안전관리/보안부서(Security Department)
ㆍ홍보/PR부서(Public Relations/Media Relations)
ㆍ인사/인력관리부서(Human Resources/Personnel Department)
ㆍ법무/법률지원실(Legal Department)
ㆍ보험담당(총무)부서(Insurance Department)
ㆍ재무부서(Treasury/Finance Department)

기업 위기관리와 BCP 제3회(지난 10월호)에서 제공한 위기관리계획 체크리스트에 위기관리계획 문서화와 계획의 테스트, 위기관리대응 조직을 점검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이를 참고하면 되겠다. 마지막으로 최근 미국의 경우 지난 서브프라임모기지로부터 출발한 월스트리트(Wall Street) 금융위기 논의들과는 별개로 미국의 주요 기반시설 (수도, 전력, 교통/물류, 통신, 폐기물관리)에 대한 취약성과 문제를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국가인프라의 브레이크다운(breakdown)이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점검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위의 표와 같이 민간 회사도 국가인프라 기반을 논의하는 것처럼 여러 위협상황 발생 시 대응방안 또는 우회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기업 위기관리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